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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음악에는 복잡한 면이 담겨있어요. 강인한 정신력과 열정적인 에너지, 우아함과 섬세한 미적 감각이 모두 녹아 있는 위대한 드라마로 볼 수 있죠.”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30ㆍ사진)이 서울시 홍보대사에 위촉돼 방한했다. 그는 지난 2월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인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베토벤 음반을 발매,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요요 마(첼로), 엠마누엘 액스(피아노) 등이 소속된 소니 클래시컬에 한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독집 음반을 내놓은 건 처음이기 때문. 하지만 그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제가 특별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뿐이죠.”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연주에 두각을 드러냈다. 세 살 때 영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음악애호가인 부모의 영향으로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이듬해 퍼셀 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했고, 11세 때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제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대상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국 바비칸 센터, 퀸 엘리자베스 홀 등의 무대에 오르며 경력을 쌓고 있다. 그는 서울시를 전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임명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늘 한국인이라는 점을 의식하며 살거든요. 어머니의 영향으로 집에서는 한국어로 대화해요.” 말도 채 배우지 못했던 세 살 때 영국으로 갔지만 그의 한국어는 수준급이었다. 인터뷰는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됐고 그의 한국어 발음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는 8년 만에 고국 무대에서 연주도 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천 원의 행복’ 공연에서 유라시안 필(금난새 지휘)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 바이올린 협주곡은 지난 2월 발매된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영국 음반전문지 그라모폰은 “진지하면서도 달콤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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