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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보험사, 유럽 재정위기 희생양 되나

유럽계 보험사들이 막대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유럽재정위기의 또 다른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계 보험사들은 그동안 은행권의 막대한 손실에 가려져 구체적인 피해규모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자료를 인용해 유로존 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9월 30일을 기준으로 모두 341억달러(36조8,000억원) 상당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재정위기의 최대 피해자로 알려진 유럽계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683억 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것이다. 이중 프랑스계 보험사들은 128억달러어치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해 가장 많은 편이며 이탈리아 57억달러, 독일 50억달러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유럽계 보험사들은 지난 봄 유럽재정위기가 터지기 이전에 투자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고수익만 기대하고 유로존 국가들과 은행에서 발행한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여 화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지목된 벨기에계 보험회사 아게아(Ageas)의 대표는 “대부분의 유로존 보험사들이 8~10가지의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며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상황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인식했던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아직까지 보험사들의 상황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로 유동자금에 의존하는 은행들은 문제가 터지면 곧바로 자금을 빼내가야 하지만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계약자들로부터 꾸준히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브리엘 버나디노 유럽보험연금감독청(EIOPA) 회장은 “(보험사들에 관한 문제는) 우리가 살펴 보고 있는 위험요소 중의 한 가지”라며 “우리는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부와 은행채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신 자료를 근거로 “지금 현재로서는 우리가 이러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포토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어 만약 그들 중 일부가 위험에 빠지더라도 파산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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