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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70조 추가 돈 풀기' 중국도 경기부양 나섰는데

중국 인민은행이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1조5,000억위안(약 270조원)에 달하는 담보보완대출(PSL)을 단행, 대규모 돈 풀기에 나섰다. 인민은행이 상업은행에 대출해주는 PSL은 대출금리가 연 3.1%로 지난해의 4.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 3월과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다. 2월에는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4월에는 1%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다양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것은 당연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 10% 이상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는 7%대 초반까지 내려가더니 올 1·4분기에는 7.0%까지 낮아져 이제 7%대마저 지키기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중국이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리면 100조원가량의 자금이 풀리는 만큼 두 차례 지준율 인하만으로 모두 300조원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셈이다. 여기에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이번 PSL까지 더하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중국의 돈 풀기 위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돈 풀기 공세가 이 시점에서 염려되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려 그렇잖아도 엔저 현상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우리 경제에 더 큰 시련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달러 환율은 중국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직전인 지난해 10월29일 6.1112위안을 저점으로 오르기 시작해 올 3월3일 6.2737위안까지 상승한 이후 현재 6.2000위안대에 머물고 있다. 이번 PSL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본이 이미 엔저를 무기로 수출을 비롯한 경제 살리기에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이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약속대로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이 영향으로 엔저는 더 속도를 낼 것이다. 저평가된 엔화와 위안화가 협공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 경제와 수출 경쟁력이 너무나 취약한 상태다.



환율은 물론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힘든 이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는 없다. 정부는 당장 불황형 흑자로 쌓이기만 하는 달러화를 해외 투자 등으로 빼내 환율하락 압력을 줄이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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