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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너지·공공요금 인상 신중해야
입력2006-05-01 18:33:22
수정
2006.05.01 18:33:22
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석유류 가격은 급등세를 지속해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당국자들이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에너지가격을 현실화하고 공공요금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값을 올리겠다는 얘기로 서민들의 고통은 물론 물가안정기조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0% 올라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자영업자ㆍ저소득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석유류 가격은 평균 7.3%나 뛰었다. 취사용 LPG(액화석유가스)는 무려 19.3%나 올랐고 경유는 17.3%, 휘발유와 등유는 각각 6.4%와 6.2%가 상승했다.
에너지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들이 잇따라 에너지가격과 공공요금을 현실화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이 최근 공공요금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정세균 산자부 장관도 어제 “에너지가격을 원가구조에 맞게 점진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말이 현실화이지 값을 올리겠다는 다른 표현이다.
그러나 에너지ㆍ공공요금 인상은 임기응변일 뿐이다.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도 있는 것이다. 에너지가격 인상은 기업들의 원가상승과 가격인상으로 이어진다. 공공요금인상 역시 개인서비스요금 인상으로 연결돼 경제 전반에 물가불안을 자극한다. 성장과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까지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보다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고유가현상은 고착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에 지나치게 에너지공급을 의존하고 있는 경제체질을 개선하지 않고서 우리 경제의 장기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일본은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석유의존도를 절반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늦은 대체에너지의 개발에 가속도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 세제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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