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개 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조사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의미부여가 어렵다”며 “재신임을 위한 여론조사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공천룰과 대표직 신임을 연계하는 중앙위 개최에 동의하지 않는다. 또 다른 갈등만 양산할 뿐”이라며 “16일 중앙위 개최를 무기 연기해 달라”고 했다. 그는 “공천룰은 혁신의 본질도 아닐 뿐더러, 우리는 이미 2012년에 모바일 경선과 선거인단 모집 과정의 참담한 결과를 봤다”며 “진정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이와 함께 ‘지역별 전(全)당원 혁신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그는 “혁신논쟁의 거당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무엇이 진정한 혁신의 길인가’, ‘당의 낡은 사고와 틀, 병폐들을 어떻게 뜯어 고칠 것인가’, ‘무엇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인가’ 등을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와 의지를 모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우리 당의 위기는 한마디로 변화된 환경과 낡은 시스템의 충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디에서도 민주성, 개방성, 확장성을 느낄 수 없었고 패권적 사고의 한편에는 기회주의와 적당주의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표의 혁신안-재신임 연계에 대해 ▲당의 혁신문제가 대표의 거취 문제로 바뀌게 되는 점 ▲혁신안이 통과돼도 당은 혁신되지 않을 것이란 점 ▲어떤 결과가 나와도 혼란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점 등을 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말한 재신임은 당의 근본적인 혁신 문제를 개인 신상문제로 축소시킴과 동시에 혁신논쟁을 권력투쟁으로 변질시키는 것”이라며 “당내 싸움에서는 이길지 모르지만 새누리당에게는 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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