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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5일] '만능통장'의 허수
입력2009-06-14 17:40:00
수정
2009.06.14 17:40:00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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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5일] '만능통장'의 허수
김정곤 부동산부 기자 mckids@sed.co.kr
국토해양부는 14일 만능청약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출시 한달 만에 587만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권 추산으로 이들 가입자의 가입금 규모는 8,000억원에 달한다. 가입자 수나 금액 등만 놓고 보면 다른 어떤 금융상품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할 수 있다. 국토부는 “연령이나 주택 소유, 세대주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 가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87만명이라는 숫자에 가려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국토부의 자랑과 달리 그 숫자가 실제 주택청약을 위한 실수요인지, 아닌지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가입자 수로만 보면 성공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실적을 올리기 위한 은행권의 과열 경쟁과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의 갈아타기 숫자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A은행의 경우 직원 1인당 본사는 100계좌, 지점은 200계좌씩 의무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도록 할당했다. 물론 이 은행만 그런 게 아니다. 어느 은행이라고 할 것 없이 다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소 가입 금액인 2만원을 불입한 고객이 전체고객의 60%가 넘는다”며 “가입자 유치를 위해 지인들을 동원한 직원들이 엄청난 만큼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국토부가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가입금액이 국민주택기금으로 전환돼 보금자리주택은 물론 무주택서민의 전세 및 주택구입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기금의 재원으로서 순증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도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의 상당수가 종합청약저축으로 갈아탄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체적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야 재원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한쪽에서는 빠지고 다른 쪽이 늘어나면 별다른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실상을 토로했다.
물론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장점과 한달간의 성과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국토부가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성공 여부를 대외적으로 부각시키기 전에 앞으로 발생할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 사전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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