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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봄가뭄 물관리 컨트롤타워가 없다] 가뭄에 취약한 이유는

농어촌공사 토양수분… K-water 댐 저수량… 기상청 강수량…

물관리 기관 '가뭄 인식' 제각각<br>물 분배 안돼 댐건립 논의만… 부처별 대응 매뉴얼 수립 시급


최악의 봄 가뭄을 맞은 가운데 25일 오전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정상 팔각정 일대에서 소양강댐관리단 직원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한국농어촌공사는 토양수분 등을 바탕으로 가뭄을 '정상' '보통건조' '보통가뭄' '심한가뭄' '매우심한가뭄' 등 6단계로 구분해 농업용 보를 관리하고 있다. 반면 K-water는 댐의 저수량에 기초해 '극한습윤' '심한습윤' '보통습윤' '약한습윤' '정상' '약한가뭄' '보통가뭄' '심한가뭄' '극한가뭄' 등 가뭄을 9단계로 분류해 다목적댐을 관리하고 있다. 또 기상청은 강수량 등을 활용해 '습함' '정상' '가뭄' '매우가뭄' 등 가뭄을 4단계로 구분해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뭄에 취약한 것은 가뭄 관련 책임기관들이 여러 부처로 분산돼 있고 감시단계부터 통합적인 대처방안 수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가뭄 판단과 K-water의 가뭄 상황 인식이 달라 가뭄에 대한 통합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자연재해의 속성상 가뭄도 예방-대비-대응-복구(수습)의 4단계로 대처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예방-대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물관리 기관이 농어촌공사·K-water·한국수력원자력·지방자치단체로 제각각 나눠져 있고 가뭄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보니 통합 예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자원의 불균형을 해소할 통합 물관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물이 전혀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한강수계 소양강댐 등은 물이 심각하게 부족하지만 금강수계 댐들은 물이 모자라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 경우 물이 풍족한 지역에서 모자란 지역으로 수자원을 이전하면 갈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물을 관리하는 지자체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한데다 이를 중재할 '컨트롤타워'도 없어 사실상 실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박정수 K-water 물관리센터 실장은 "경북 경산 지역 주민들은 물이 부족해 영양댐 건립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사실 운문댐에서 취수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대규모 댐을 건설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대구시와의 이해관계가 얽혀 용수 분할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통합적으로 물관리를 책임질 컨트롤타워도 없어 해결이 난망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가 참여하는 댐보연계운영협의회를 구성해 범부처별 사안에 대해 대응하고 있지만 홍수와 관련된 사안에서만 제 역할을 할 뿐 가뭄과 수자원 배분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뭄이 재난에 해당하는 만큼 국민안전처에서 종합적인 의사판단을 하며 가뭄 단계에 따라 부처별 대응 매뉴얼을 수립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뭄 관련 대처방안을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눈 뒤 관심과 주의 단계에서는 K-water와 지자체가, 경계 단계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심각 단계에서는 K-water·한국수력원자력·한국농어촌공사·지자체 등이 협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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