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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입력2004-06-29 19:02:56
수정
2004.06.29 19:02:56
"첨단산업 유치해야 부산경제 회생"<br>제조업으론 한계 미디어·금융산업 육성해야<br>타이어에 강한 집념…'우성'인수후 매출 쑥쑥
[CEO와 차한잔]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첨단산업 유치해야 부산경제 회생"제조업으론 한계 미디어·금융산업 육성해야타이어에 강한 집념…'우성'인수후 매출 쑥쑥
"근로자와 주주에 이익 환원"
“침체된 부산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물류ㆍ금융ㆍ미디어ㆍ전시 컨벤션 등과 같은 굴뚝 없는 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넥센타이어와 부산방송(PSB)의 오너인 강병중(65) 회장은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30여년 이상 타이어 제조업에 종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기반의 부산경제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92년부터 2001년까지 10여년 동안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면서 제조업 중심인 부산경제의 한계를 더욱 절감했다고 말했다.
“합판ㆍ목재에서부터 시작해 고무ㆍ신발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부산경제를 지탱해왔던 유명 제조업체들은 이제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그는 부산상의 회장 시절 삼성자동차ㆍ선물거래소ㆍ부산무역전시관(BEXCO) 유치 등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이들 회사와 기관들을 유치해 부산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그는 ‘타이어 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
“흥아타이어(현 넥센)에서 타이어 튜브와 재생 타이어를 생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각종 타이어 관련 국제 전시회나 컨퍼런스 등에 빠져본 적이 없습니다. 동양의 키 작은 사람이 빠짐없이 나타나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으니까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키 큰 외국사람들이 나중에는 아예 ‘타이어 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더군요.”
그만큼 강 회장에게 있어 타이어는 운명적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대에 기업경영에 첫 투신, 67년 창업한 옥정산업㈜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기업규모의 화물운수 회사였다. 일본에서 폐차된 차를 수입해서 한때 800여대까지 운영했던 회사였다.
강회장이 타이어업에 진출한 것은 73년 흥아타이어의 재생타이어 공장을 인수하면서 부터다.
“운수업을 하다 보니 자연 타이어에 관심이 생겼고 제조업도 해보고 싶어서 처음에는 겸업을 했는데 제조업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제조업의 고충을 일찌감치 터득한 그가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자동차용 튜브 생산업체인 흥아타이어공업㈜을 설립하면서부터다. 현재와 같은 노튜브 래디얼 타이어가 나오기 전인 당시로서는 튜브 없는 타이어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일본의 스미토모(住友)고무와 기술제휴 등으로 품질에 자신을 가지면서 81년에 남들은 무모하다고 했지만 미국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튜브의 경우 인건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한 한국제품은 경쟁력이 있었다. 이에 따라 미 진출 첫해에 2,000만달러를 수출했으며 폭발적인 신장을 하면서 튜브 단일 품목으로 1억달러까지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80년대 말 자동차 튜브산업이 3D업종으로 불려 생산성이 떨어진데다 튜브가 없는 래디얼 타이어의 개발로 튜브 수출이 급감하면서 강 회장은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한다. 지게차ㆍ화물차 등에 사용되는 솔리드(산업용) 타이어를 국내 최초로 개발, 수출에 성공했다.
“재생타이어, 튜브, 솔리드 타이어까지 하고 나니까 이제는 완성차용 타이어까지 해서 일가를 이루고 싶었습니다.”
타이어에 대한 그의 야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IMF사태 이전에 제일투신 매각과 보유 부동산 정리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다음 99년 법정관리 상태로 표류 중이었던 우성타이어를 인수했다.
사실 우성타이어는 강 회장이 타이어 업계에 첫 투신했던 흥아타이어 재생공장의 모체 기업이다. 이후 원풍그룹으로 넘어가 원풍타이어로 바뀌었다가 우성그룹이 인수해 우성타이어가 됐지만 96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 새 주인을 찾고 있었다.
“사실 우성타이어와 흥아타이어는 같은 아이템이 하나도 없는 별도의 기업이고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여서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성타이어를 인수한 강 회장이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회사명과 기업이미지(CI)를 바꾸는 일이었다.
“천년은 모르지만 최소한 100년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의미에서 다음 세기(넥스트 센추리)를 의미하는 넥센으로 바꿨습니다.”
이후 넥센타이어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한국타이어ㆍ금호타이어 등에 매출에서 밀리는 3등 기업이지만 알짜배기 회사로 거듭났다.
넥센타이어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인수 다음해인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동안 두자릿수의 영업ㆍ경상이익률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현격히 줄였다. 올해도 3,200억원의 매출에 410억원의 영업이익, 386억원의 경상이익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최근 또 제2차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2007년까지 국내의 경쟁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비전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미쉐린ㆍ굿이어 등 세계적인 타이어업체 중 선진국이 아닌 업체들이 있습니까. 타이어 산업은 자동차 산업이 있는 한 계속 성장하는 유망 산업입니다.”
강 회장은 ‘타이어 강’이라는 별칭만큼 타이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입력시간 : 2004-06-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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