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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 칼럼] 새로운 국가비전 필요하다

보여주기식 탕평인사 안돼 갈등 녹일 대통합 이뤄야<br>글로벌 국가 기본은 교육 창조성 발휘할 토대 만들길


필자는 이달 10일 뉴욕에서 대통령 선거에 한 표를 행사했다. 지난 1981년 유학으로 미국에 온 뒤 30여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회가 깊었다.

필자는 그 어느 대선보다 유심히 후보들을 살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한 걸음 도약하느냐, 아니면 여기서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기에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 지도자의 역할은 그 어느 대통령보다 막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여야 선거 캠페인 및 공약들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부족했다.

세계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며 어떻게 대한민국을 끌고 나갈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 정치 속에 닫힌 채 서로 차별화되지 못한 공약과 정책을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했고 한국 사회를 둘로 쪼갰다. 내부적 투쟁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너무 과다했다. 내적 에너지의 낭비를 줄여야 외부로 발현되는 힘이 생기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지역ㆍ세대ㆍ이념을 뛰어넘는 탕평 인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탕평 인사는 꼭 필요하지만 인위적인 보여주기식의 인사로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는 힘들다. 경제 민주화 공약이 실행된다 하더라도 양극화가 얼마나 해소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복지 제도도 사회의 안전망으로 꼭 필요하지만 얼마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 대통합은 당연히 급하게 풀어야 할 당면한 과제이지만 이 자체가 우리 국민을 한마음으로 묶는 비전이 될 수 없다. 지역ㆍ세대 간 분열과 갈등을 녹일 국민 대통합은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큰 비전 아래서 가능하다.

르네상스 이후 서구 문명권의 주도로 이뤄진 자본주의 경제 체제, 정치 체제들이 많은 한계들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전환기의 지도자라면 지역과 민족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한국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세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동방 르네상스의 중심국으로 만드는 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국민과 공유하며 각 분야의 역량을 업그레이드시켜나가야 한다.

개개인이 무제한의 정보와 공간을 넘나들며 신세대들은 정보를 개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에 따라 거의 무한적으로 활용하고 사이버 세계를 창조하며 공유하고 있다. 자본이 중심이 된 경제 체제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본(人本)주의 경제 체제로 바꿔나가고 있다.



산업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에너지만 하더라도 태양광ㆍ수소연료전지 등의 개발이 촉진되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로 접어들 것이다. 정보통신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다.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화폐 발행을 급속히 늘리고 있어 화폐 제도 역시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변해가는 세계에서 한국은 미래 지향적이며 독창적인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맞는 가치를 창출해야 글로벌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그 기초는 교육의 개선이다. 지금도 미국에는 10만명이 넘는 한국 유학생들이 와 공부를 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한국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 때문이기도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육을 한국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학의 학문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이념ㆍ민족ㆍ나라 울타리를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의 개선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새 정부에서 토대만 닦더라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박 당선인을 비롯한 새 정부의 주역들은 국정의 목표와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에 골몰해야 한다. 또 지난 선거 과정에서 만든 공약을 새로운 시각(fresh look)으로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금 공약도 현재 당면한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만든 것이겠지만 세계 변화의 흐름을 읽고 길게 보는 안목 속에서 정치ㆍ경제ㆍ교육 등의 국가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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