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대권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21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로 반대 입장을 천명한 데 이어, 클린턴 전 장관도 국무장관 재직 시 자신이 도왔던 이 협상에 대해 어정쩡한 접근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다. 일자리 감소 등을 우려해 TPP를 반대하는 노조와 환경단체 등 당내 진보세력 등을 의식해서다.
오말리 전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슈퍼팩(PAC·정치활동위원회)이 공개한 영상에서 “우리는 나쁜 협정으로 빠져들어 가서는 안 된다”며 “나는 무역에는 찬성하지만 좋은 무역협정에 찬성하는 것이며 TPP와 같은 나쁜 무역협정에는 반대한다”고 잘라 말했다. 또 “우리 경제를 더욱 지속가능하고 순환적이게 하고 내수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데 더욱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당내 진보세력 등으로부터 TPP에 대한 지지 철회 압박을 받아온 클린턴 전 장관의 태도도 상당히 바뀐 느낌이다. 그는 국무장관 재직 때 이 협상추진을 지원했고 2012년 11월 호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TPP와 같은 합의들을 통해 양자 또는 다자 무역을 지속해야 한다”는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특히 TPP 협상이 성공하면 자유롭고 투명하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골드 스탠더드’가 구축될 것이라면서 “세계 전체무역의 40%를 차지하고 노동자와 환경을 위한 강한 보호장치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랬던 클린턴 전 장관도 지난 12일 대권도전 선언 후 2번째 유세지역인 뉴햄프셔 주 콘코드에 위치한 뉴햄프셔 기술대학을 찾은 자리에서 “어떠한 무역협정도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또 그는 “우리가 경쟁력을 지닌 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TPP가 중산층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TPP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텐데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그들(반대론자)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엘리자베스(워런)를 좋아하고 많은 이슈에서 우리는 동지”라면서 “그러나 이번 사안에 있어서는 워런 의원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러한 언급은 미 의회의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부여 법안 처리를 앞두고 진보 진영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