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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물가 5년래 최고… 디플레 탈출할까

근원CPI 0.9% 오르고 소비·생산지표도 상승세<br>탄력받은 아베 추가 돈풀기땐 엔화 급락 가속도


일본의 근원 물가상승률이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정부가 탄력을 받은 ‘아베노믹스’에 힘을 싣기 위해 추가 돈 풀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엔화 가치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일본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대비 0.9% 상승하며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2012년 5월 이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다 올해 5월 0%를 기록한 다음 5개월간 플러스를 기록했다. 신선식품과 연료비를 제외한 CPI도 0.3% 상승하며 예상치(0.2%)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날 발표된 소비와 생산관련 지표도 호조를 나타냈다. 일본의 10월 총 가계지출은 0.9%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전년대비 늘었다. 10월 광공업생산 지수는 전달에 비해 0.5%, 전년에 비해 4.7% 증가하며 전달에 비해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 물가, 소비가 동시에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는 ▦소비심리 개선 ▦엔저로 인한 기업실적 호전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선구매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일본 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10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한 40만 7,709 대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2%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내걸고‘아베노믹스’를 추진해온 일본 정부는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이날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디플레이션 탈출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저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핵심인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나타내자 엔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세력이 가세하면서 엔저에 가속도가 붙었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29일 오후12시 기준 102.54엔을 기록하며 전고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초 85엔으로 출발한 달러엔 환율은 연초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5월 103.74을 기록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를 인용, 헤지펀드 등 환투자세력이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는 거래량이 2007년 이후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중앙은행(BOJ)가 추가 금융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앞으로 3달 이내 달러대비 엔화 환율이 11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1년내 120엔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말까지 달러엔 환율이 평균 105를 기록한 이후 내년 1분기 110, 2분기 114를 기록할 것이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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