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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경제팀 주장과 개성도 달라

김두우 전 수석 '나는 대통령에게 깨졌다'서 경제팀 개성 언급

MB의 감정 표출 자제는 현대그룹 재직 습관 탓

MB가 2009년 앓았던 병은 결핵?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30일 출판한 책 ‘오늘 대통령에게 깨졌다’라는 책을 집필하기 위해 벌인 경제 관련 분야 토론에서 경제팀의 개성과 주장이 달랐다고 기술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토론 과정에서 강만수 전 장관은 환율과 감세정책에 방점을 뒀고, 윤증현 전 장관은 세계 금융 위기 극복 과정을 중시했다”며 “박재완 전 장관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데 의미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각자 자신이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으리라”고 회상했다.

실제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참여한 토론 과정에서 거침없이 주장을 주고받았다. 윤 전 장관은 회의 자리에서 “우리가 그야말로 세계 대공황에 필적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했음에도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 선장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나라로 칭송받고 있다”며 “(회고록에서 경제 분야는) 큰 것 중심으로 나가면 좋겠다. 환율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은 “위기에 대해 내가 어떤 전략으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 너무 가볍게 취급된 것 같다”며 “감세, 환율, 이런 부분이 빠져 있는데 이걸 넣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그때 환율 정책에 대한 유일한 지원자가 대통령이었다. 청와대 내에서 다 반대했다”며 “김중수 경제수석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난 고환율정책 반대하는 데 강만수가 그렇게 한다’고 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직도 강 장관이 그때 감정이 덜 풀렸구먼”이라고 회의 분위기를 정리한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은 “윤증현 장관 때 세제도 개편했다”고 거들자 강 전 장관은 “나 있을 때 한 거야”라고 되받아치는 모습도 그래도 책으로 옮겼다.

<감정 표출 자제는 현대그룹 재직 습관 탓>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감정표출을 극도로 자제하게 된 이유를 현대그룹에서 재직하면서 익힌 습관에서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수석에게 “정주영 회장 아들이 좀 많아? 그 속에서 까딱 잘못하다가는 한 방에 가는 거야. 돌이켜보면 내가 대통령 되기보다 오히려 현대그룹 2인자가 되는 게 더 험난했지. 현대에 있을 때 정 회장 아들 누구와도 차 한잔 따로 안 했어”라고 말한 것으로 이 책은 전했다. 김 전 수석은 책에서 “서른다섯의 나이에 현대건설 CEO가 되어 장장 15년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감정 표현을 극도로 자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로 재직 중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정몽필 전무와의 현대건설 시절 에피소드가 바로 그것.

런던지사를 맡고 있던 정주영 회장의 장남 정몽필 씨가 현대건설 해외담당 전무 직위로 본사로 발령 난 후 사장(이명박 전 대통령)이 결재할 모든 서류에 제동을 걸고, 이 전 대통령이 사장으로서 안 된다고 결정한 일을 시행하라고 하면서 아래 사람들이 혼선을 겪고 있었다. 당시 정 전무는 이 전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직급은 전무로 이 전 대통령의 직급인 사장보다 낮았다. 하지만 정 전무는 이른바 로열패밀리다.



이 전 대통령은 정 전무를 자신의 방에서 만나 “앞으로 정 전무가 독립된 회사의 대표로 나갈 것이고 장차 그룹 총수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 대표로 나가든지, 그룹 총수로 전체를 떠맡든지 그건 그때 일이고, 지금은 사장인 내 명령에 따라주시오. 만일 내 명령을 따르기 싫다면 정 회장께 말씀드려서 다른 회사로 옮기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정 전무보다 나이가 적지만 일해온 연륜으로 보면 나는 정 전무 세대가 아닌, 정 전무 아버지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다. 정 전무가 이 그룹을 책임지게 될 때는 나도 이 회사에서 손을 떼게 된다. 나이가 어리지만, 아버지 세대라는 점을 이해하고 명심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고 이 책은 기술했다.

김 전 수석은 “CEO 이명박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절제하면서 15년을 보낸 듯하다”며 “말이나 감정 표현을 쉽게 하지 않는 습관이 이런 과정을 거쳐 생긴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 전 대통령, 2009년 결핵 앓았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에서 폐에 문제가 생겼다고만 언급했지만 병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출판한 책 ‘오늘 대통령에게 깨졌다’라는 책에서 이 전 대통령의 병이 결핵일 수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책에서 “대통령 : OO였어. 비전염성이기는 했지만”이라고 기술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집필을 위해 그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병에 걸렸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병명을 재차 확인하려 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극도로 말하기를 꺼렸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 “그런데 아팠다는 얘기를 꼭 써야 겠어? 지금이라도 외국에서 알면 한국을 후진국처럼 여기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결국 후진국 국민들이 주로 걸리고 비전염성이라는 측면에서 이 전 대통령의 병명은 결핵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대통령은 병을 숨긴 것에 대해 “청와대 발표가 나가는 순간 한 열 배쯤 부풀려져서 소문이 돌았을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로 국민들이 힘들어 허덕이는데 대통령이 중병에 걸렸다면 얼마나 맥 빠지겠느냐”라며 “국제 공조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데 한국 대통령이 중병에 걸렸다고 하면, 들어와 있던 외국 자본마저 썰물처럼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김 전 수석은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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