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째 공석으로 남아 있는 정무수석도 유승민 사태를 둘러싼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간 대립을 감안해 새누리당 내홍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임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5일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입장을 강한 톤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추가로 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대책에 초점을 맞춘 12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회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새누리당 내홍 등 정치이슈에서 한발 비켜나 추경 통과, 민생경제 회복 등 정책 행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결자해지’차원에서 국회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폐기 절차를 밟게 되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에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문제가 해결되는 이번 주에 사퇴할 것으로 기대하며 압박강도를 낮추고 있지만 사퇴 시점이 불확실해질 경우 재차 사퇴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기려고 하면 당은 분열되고 와해될 수 밖에 없다”며 “유 원내대표로서는 이번 사태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언제든지 재기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시점에 공석인 정무수석을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집권 하반기를 맞아 국정운영 추진력을 확보하고 국회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중량감 있고 친화력이 뛰어난 친박 성향 정치인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상자들은 내년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계파의 인물을 정무수석에 임명하는 것은 또 다른 억측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 신임 정무수석을 임명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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