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은 유 전 회장이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뒤부터 이 일대를 저인망식 포위작전으로 훑고 있지만 여전히 유 전 회장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검찰이 "(유씨 검거가) 초를 다투고 있다"고 할 정도로 자신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 전 회장과 유 전 회장 일가를 돕는 조직적인 조력그룹이 실존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검찰은 일단 현재까지 유 전 회장의 도피 조력그룹을 구원파로 한정하고 있지만 구원파가 아닌 사회적 명망가들도 다수 포함돼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새나오고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20여명의 '유병언 키즈 명단'이 확산되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수사당국의 포위망을 뚫고 전국을 헤집고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배후 조력그룹의 존재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검찰은 최근 안성 구원파 본산 격인 금수원 수색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자 명단을 입수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같은 거물급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확인돼 주목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 전 회장의 도피를 핵심적으로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진 의사 출신의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은 빙산의 일각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들 도피 조력그룹에 대한 조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구원파 신도인 60대 초반 여성 김모씨를 전남 보성 자택에서 체포해 유 전 회장의 행적을 캐고 있다.
그렇다고 검찰이 온라인상에 거론되거나 출판기념회 참석 명단만을 토대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벌일 가능성은 낮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씨와 통화를 했다거나 도피를 적극 도왔다는 정황 없이는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론되는 사람들이 구원파라고 해도 수사를 벌일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신병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유전 회장의 장남 유대균(44)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범인도피)를 받고 있는 자택관리인 이모(51)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대균씨 신병확보는 물론 수사차질도 예상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은 이씨에 대해 "현재까지 범죄혐의 소명 정도 등을 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3일 검찰이 대균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염곡동 자택에 진입했을 당시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씨의 승용차에서는 대균씨의 도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와 귀금속 등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도피의 핵심 인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다른 조력그룹과 입을 맞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구원파 신도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유 전 회장 일가가 명백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금수원에서 성명발표를 통해 "박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먼저 세월호 침몰의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진다면 당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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