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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비리 롯데홈쇼핑 임직원 무더기 기소

검찰, 신헌 전 대표 등 10명

뒷돈 건넨 업체 등 14명도

홈쇼핑 채널을 보유한 갑(甲)의 위치를 이용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챙긴 신헌(61) 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 회사 임직원 10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영민 부장검사)는 뇌물을 챙기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배임수재, 횡령)로 신 전 대표 등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 7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이 받은 뇌물 액수는 16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비자금 조성을 도운 홈쇼핑 알선업체(벤더업체)와 납품업체 등 14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김모(42)씨를 구속기소하고 박모(48)씨 등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뇌물 규모가 비교적 작은 영세업체 대표 6명은 약식기소(벌금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홈쇼핑 출연, 백화점 입점 등을 대가로 납품업체 3곳으로부터 1억3,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12년까지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았던 신 전 대표는 이후 올 4월까지 롯데백화점 대표로 재직했다.

신 전 대표는 이모(52) 방송본부장 등과 함께 인테리어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했다가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3억원을 빼돌려 그중 2억3,000만원을 비자금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신 전 대표는 이런 비자금을 매달 500만원씩 꼬박꼬박 상납 받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과장급인 상품기획자(MD)부터 본부장까지 임직원들도 적게는 1,4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9억800만원까지 뒷돈을 챙겨왔다. 이들은 납품업체 대표들에게 이혼한 전 아내의 생활비를 매달 300만원씩 요구하는가 하면 부친의 도박 빚을 갚는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받는 등 온갖 횡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홈쇼핑 출연을 알선해주는 벤더업체들은 "나를 통해야만 롯데홈쇼핑에 론칭이 가능하다"며 거액의 수수료를 챙겨 이 중 일부를 롯데홈쇼핑 측에 전달하는 등 또 다른 갑으로 군림했다.

검찰 관계자는 "홈쇼핑에 출연하고 싶은 납품업체들은 넘쳐나는데 홈쇼핑 채널은 6개에 불과해 진입장벽이 높아 갑을관계에 따른 로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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