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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구경제 활성화 처방] 서비스업 활성화하자
입력2005-08-01 17:26:34
수정
2005.08.01 17:26:34
김중수 KDI 원장
올 상반기 성장률이 3%로 나타나자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저조하다는 측면도 지적되고 있지만 5% 내외로 추정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실제 성장률이 2년 넘게 하회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국민 가슴 속의 걱정은 현재의 어려움에 못지않게 성장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반기의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을 것이라는 데에는 연구기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그동안 내수를 부진하게 만들었던 여러 요인들에 대한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지난 2ㆍ3년간 급속히 늘어난 가계부채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여건에서 내수의 주축인 소비가 제대로 늘어날 리 없었고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없었던 것이다.
경제 위축으로 기업은 정규직보다는 임시직을 더 선호하게 됐고 노동시장의 불안정은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을 유발해 민간소비를 감소시키게 됐다. 이러한 불균형을 쉽게 해결할 방도는 없겠지만 그동안 꾸준히 조정돼왔기 때문에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에 5% 내외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전망이 향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ㆍ자본과 같은 투입요소와 생산성의 두 요인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투입요소들이 기대수준보다 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취업자 수의 안정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총근로시간은 정체돼 있다. 주 40시간제 시행 확대로 근로시간이 더 급속히 줄면 노동의 성장기여도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더해 선진국에 비해 자본축적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율이 저조해 자본의 성장기여도도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투입요소의 성장기여도 하락을 상쇄할 정도로 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돼야만 성장잠재력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생산성은 그 경제의 경쟁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가 예전보다 더 경쟁적으로 변하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경쟁의 기준은 외국인과의 국제경쟁을 의미한다. 국내인끼리의 경쟁은 치열할지는 몰라도 글로벌 경제에서 통하는 수준으로의 효율향상을 초래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장잠재력 유지의 근간은 대외개방을 억제하는 내부지향적 태도의 불식 여부다. 내부지향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이것이 결국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을 키우지 못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다. 특히 부문간 개방의 불일치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교육ㆍ의료ㆍ노동 등 특정 부문 내에서의 형평성만을 강조하다가 결국 국가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문간 균형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게 되는 소탐대실의 형국이다. 금융 부문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접근하고 있는데 여타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낙후돼 있다. 심각한 사회발전의 부조화다.
불과 10년 전 우리의 은행을 외국인이 소유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 후 외환위기를 경험하고 지금은 국내와 외국계 금융기관이 경쟁하는 관계가 정립됐다. 교육ㆍ의료ㆍ노동 부문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스스로 부응하지 못하면 결국 금융 부문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자생력을 상실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위기가 닥치기 전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 제조업보다 훨씬 더 큰 서비스업이 경쟁력 약화로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중국의 부상으로 중소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해가는 여건에서 서비스업이 성장에 기여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잠재성장력을 유지하는 관건임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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