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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 콤플렉스 버려야 진정한 고대사 복원 가능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출간 유홍준 교수


"일본은 한국이 중국의 문물을 전하는 교량 역할만 했다고 고대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문명을 전달한 후 그네들이 이뤄낸 문화에 대해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습니다. 일본은 고대사, 한국은 근대사에 대한 콤플렉스를 던지지 못하면 고대사 복원이 힘듭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을 출간한 유홍준(64ㆍ사진) 명지대 교수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1993년 첫 발간된 이 시리즈는 지난해 제주편까지 20년간 7권이 발간돼 총 330만부가 팔리며 국내 인문서로서는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이번에 발간된 일본편은 1권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와 2권 '아스카ㆍ나라,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등 2권이다. 출판사인 창비는 2주 전 시작된 예약판매를 통해 5,000세트 예약을 받았고 초판을 각권 5만부씩 10만부를 찍었다.

유 교수는 "한국이 일본에 문화를 전해줬지만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는 점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문명의 빛을 전했어도 그 이후는 그들의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도 일본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그보다 우리는 동아시아 전체적인 관점에서 그 당당한 일원으로서의 문화를 조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 대해서는 "고대사 부분에서 한반도의 영향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다음에 일본의 문화적 성과를 얘기해야 한다. 현재 일본 교과서에는 중국의 문화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는 식으로 기술돼 있다. 그렇다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용돈을 줘도 회사의 돈이 아비를 거쳐 아들에게 갔다고 할 것인가.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열도 밖 세계사의 일원으로서 사는 법에 미숙하다. 동아시아의 맹주 역할을 하고 싶다면 덕을 갖춰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내편에 이은 일본편 집필동기에 대해 "지난해 일본에서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이 천편일률적인 관광코스를 다니는 것을 보고 일본 속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게다가 갈수록 더해가는 일본 우경화를 지켜보며 일본의 풍토 및 역사까지 이야기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총 4권으로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상 책을 펴내게 되니 한일 양쪽에서 모두 환영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그럼에도 이제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만천하에 드러내 한일 양국이 공유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3권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교토의 16곳 오래된 절을 중심으로 일본 정원의 정수를 소개하고 귀무덤, 윤동주 묘지 등 한국과 관련된 곳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4권에는 오사카와 대마도를 엮어 '조선통신사의 길'이라는 테마로 재일동포 문제까지 담아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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