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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서울시, 부동산 정책 잇단 '엇박자'
입력2006-01-23 15:17:37
수정
2006.01.23 15:17:37
재건축 승인권 환수 공방…"해결책 함께 고민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건설교통부와 서울시가잇따라 엇박자를 내며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시장이 요동치며 집값이 뛰고 있는데 대해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공조하지는 못할망정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재건축 권한 환수' vs `어리석은 일' = 건교부는 22일 지자체가 가진 재건축 승인권한 중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재건축의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밀도(용적률) 및 높이(층고), 재건축 시행의열쇠가 되는 안전진단 권한 등이 대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교부는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시장 불안의 진앙이 서울시라고 보고있다.
시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재건축 용적률을 당초 210%에서 23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아파트 34평형은매매가가 10억원까지 치솟았다.
또 시가 여의도 고밀도 아파트지구의 재건축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기준 용적률을 230%로 정하자 일대 노후 아파트단지의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었다.
앞서 작년 12월 말 강남구 청담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계획을 35층으로 승인하자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은 건교부 방침이 알려진 직후인 23일 CBS 뉴스레이다에출연해 "(정부가) 그런(재건축 인허가권을 환수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갖고 있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건교부 방침을 일축했다.
시의 한 관계자도 "지금도 지방정부가 재건축과 관련해 재량의 여지가 많지 않은데 그마저도 환수해간다는 것은 행정의 효율이나 현장 적합성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리석은 일로 현실화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강남 집값 급등이 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탓이라는 얘기가자꾸 나오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시는 외려 법정 한도보다 낮게 용적률을 정하고 있지 용적률을 완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정부가) 송파 신도시 등을 통해서 대기수요를 키워 강남 수요를 자꾸 팽창시키는 경향이 없지 않나 걱정스럽다"고 정부로 화살을 돌렸다.
◆ 정부-시 잇단 `엇박자'가 문제 = `유감스럽다'는 서울시의 항변에도 일리는있다.
실제 고밀도 아파트지구의 경우 시내 다른 지구에서도 대부분 230%로 결정된 사례가 있고 은마아파트의 경우 현재 용적률도 이미 200%에 육박해 210%로는 사업성이없다는 게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이다.
또 이 시장도 `서울시가 집값을 올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 집행에 신중을 기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미미한 호재에도 비정상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어쨌든 시의 결정들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야기한 직접적 원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불안의 원인을 건교부와 서울시 간 엇박자에서 찾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재건축 및 송파신도시를 둘러싼 서울시와 건교부의 불협화음 때문"이라며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완화는 무산됐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강한 기대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재건축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공조를 천명한 바 있는 정부와 서울시가 `내 정책이 맞다'며 제각기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한번 더 무릎을 맞대고 앉아시장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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