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만들어낸 사람 생각의 산물이다. 법은 규범이면서 동시에 제도이기도 하다. 인간이 법을 만든 것은 인간관계의 조화와 질서를 위한 것이며,사람간 갈등 해결의 공식적인 기준이기도 하다. 법을 상징하는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여신의 이름이 `정의의 여신`이듯이 법의 목적은 정의 실현에 있다. 저울은 만인에게 공정함을 의미하며, 칼은 판결의 엄격함과 동시에 누구나 따라야 하는 법의 권위를 뜻한다. 서울과 수도권 거주 성인남녀 1천명을 상대로 한 법 준수 의식조사에서 약 82%가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우리나라에서 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7.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35.6%, ‘보통’이라는 사람은 46.5%로 집계됐다. ‘법을 지키면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37.6%. 아니라고 말한 사람은 19.3%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40.5%가 동의하고 16.4%가 부정한 반면 여성은 긍정이 34.6%, 부정 22.0%로, 사회생활에 노출될 확률이 높을수록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의식이 높았다. 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정부의 불공정한 법집행’이 응답자의 32.7%로 가장 많았으며 ‘기업과 국민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하기 때문’(31.7%)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좋은 법을 만들지 않기 때문’(17.8%) ‘국회가 국민이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9.1%)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법을 가장 지키지 않는 집단으로 정치인(73.7%)을 꼽았다. 그 뒤를 경제관료(12.4%) 기업가(7.1%),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4.3%)가 뒤따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법의 날을 맞아 “성숙한 법치주의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전에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신뢰와 권위를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조인들이 먼저 높은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율곡 이이 선생은 ‘벼슬이란 남을 위한 것이지 자기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하셨다”면서 “공직자들은 권한이 큰 만큼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다. 공직자들은 더욱 엄격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성숙한 법치주의는 반드시 국민의 자발적인 동의와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인식이 여전하고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는 모든 면에서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층 인사들이 일반 국민들보다 더 법을 지키지 않는다. 참신하고 깨끗한 정치를 표방해 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검찰 소환에 8차례나 불응했다. 검찰에 체포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경우는 검찰의 소환을 5차례나 불응했고, 감사원의 출석 요구까지도 거부했다. MBC PD수첩 제작진도 2차례나 검찰소환에 불응했고 검찰의 자료제출 요구도 거부했다.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중단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네티즌들도 각각 몇 차례씩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국회의원들은 세비를 포함해서 차량유지비, 의정활동 지원비 등을 합쳐 매달 4,301만원을 꼬박 챙겨간다. 국회를 개원도 하지 않은 채 받아간 세비 등은 불법 수령인 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회장 로비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었다. 자기 권리는 주장하면서 남의 권리는 무시하고,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법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이 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법이 신뢰를 되찾으려면 불특정 다수에게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위에서부터 법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 국민의 특성상 훨씬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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