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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미술시장] 그림으로 돈벌자?… 묻지마 투자땐 낭패 볼 수도

미술품 가격지수 상승세지만 모든 그림 값 오르는 것 아냐

거품 꺼지면 되팔기도 어려워


그림값은 계속 오른다. 세계적인 미술 전문지 아트프라이스가 집계하는 '아트프라이스 인덱스'를 보면 2003년 대비 현재의 미술품 가격지수는 80% 상승했다. 미술품 가격지수도 주가지수와 마찬가지로 경기 변동에 따라 요동치지만, 꾸준한 상승세다. 특이한 점은 2008년 9월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것과 달리 유명 미술품 가격은 되레 급등했다. 리먼 브라더스를 비롯한 '큰 손' 컬렉터들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소장 작품을 급매물로 내 놓았고, 이를 기다렸던 다른 수집가들이 발빠르게 그림을 사들인 결과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수련'은 그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8,040만 달러에 팔려 모네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모든 그림 값이 오르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당대 평단의 인정과 미술사적 가치 확인이 된 작품이라야 향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권위있는 미술관과 비엔날레 등지에서 예술성을 인정받고, 동시에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다. 모네의 '수련'처럼 미술사조에서 인정받은 작가의 예술성에다 감상자의 선호도가 맞아 떨어져야만 높은 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 때문에 그림으로 돈을 벌겠다고 무턱대고 작품을 구입했다가는 '벽지 값만 못한 그림'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2007년의 경기 호황에 힘입어 1년 새 작품값이 10배씩 뛰는 등 미술시장이 급팽창했다. 경매마다 신기록이 나오며 "미술품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와 함께 '묻지마 미술투자'로 투기성 거래가 늘었고, 사모펀드로 '아트펀드'가 출시됐다. 그러나 일부 그림 딜러와 투기세력으로 인해 미술시장에 버블이 생겼다. 경기 악화까지 겹쳐 미술시장은 쪼그라들었고, 3년 만기의 아트펀드는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마감했으며, 값 떨어진 미술품은 되팔기도 어려워 가격하락이 가속됐다.



이에 대해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미술시장이 호황기 때 신뢰를 쌓지 못한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미술품의 특성상 애호와 기호에 기반한 투자가치를 따지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강남대 경제학과 교수)은 "비엔날레급 작가는 예술성이 높지만 시장성이 낮고, 시장선호도 높은 작가는 예술성 지속 여부나 장기 전망이 불분명하므로 미술투자를 쉽게 볼 일은 아니다"라며 "당장의 값보다 작품에 대한 구매자의 가치가 우선이어야 후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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