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정치 테마주가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에 따라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대선 첫 TV토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판정승을 거두자 롬니 관련주는 급등한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관련주는 크게 떨어졌다.
미국 CNBC방송은 자체적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성향에 가까운 기업들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 분석한 결과 첫 TV토론 이후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롬니지수 실적은 0.7% 상승한 반면 오바마지수 실적은 2.7%나 하락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오바마지수에 포함된 15개 기업 중 13곳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롬니지수에 포함된 20개 기업 중 15곳은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오바마지수는 12.2% 오른 반면 롬니지수는 0.5%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최근 일주일 사이 이 같은 추세가 뒤집어진 것이다. 오바마지수에는 의료ㆍ병원ㆍ건설ㆍ생명과학 관련기업 등이, 롬니지수에는 원유ㆍ가스 등 에너지 업체와 금융 관련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롬니지수에 포함된 광산업체 아크콜은 10일 주당 7.31달러에 거래를 마쳐 토론 이후 주가가 16%나 뛰었다. 아크콜은 일년 전과 비교하면 주가가 64%나 하락한 상태다. 다른 광산업체인 피바디콜도 1년 전보다 주가가 27%나 하락했지만 토론 이후 10% 상승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 중인 의료보험 개혁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병원ㆍ의료 관련기업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미국 내 최대 병원 업체인 HCA홀딩스의 경우 토론 이후 주가가 7.5%나 급락했으며 테닛헬스케어도 6.7%나 떨어졌다. 제프 클레인톱 LPL파이낸셜 수석 시장전략가는 "에너지ㆍ금융 산업에 대해 롬니 후보는 규제완화를, 오바마 대통령은 규제강화를 선택할 것으로 시장이 예측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증시는 현상태를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친기업적인) 공화당이 모든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세금정책ㆍ재정절벽(fiscal cliffㆍ정부 지출이 갑작스럽게 줄어들어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현상)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정치갈등이 커지면서 증시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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