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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감성 충전…박물관으로 가요


국보 266호인 대방광불화엄경

주립

화정박물관 '중국공예특별전-의식주'에 출품된 중국화가 우지림의'미인도'는 당시의 복식과 장신구가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국내 주요 박물관에서 마련한 특별 기획전이 어느 때보다 옹골지다. 보물급 불교문화유산부터 선조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물전은 한국 뿐아니라 중국까지 아우르며, 한ㆍ중ㆍ일 3국이 표현한 '아름다운 사람'에 관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에서 지성(知性)을 채우는 동시에 감성(感性)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기회다. ◇천 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 부처의 가르침을 기록한 대장경 중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팔만대장경(재조대장경)이 가장 유명하지만 이는 앞서 제작된 초조대장경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1011년 거란이 침입한 전란 속에서 판각, 즉 목판에 새기기 시작한 초조대장경은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한자번역 대장경이다. 올해는 탄생 1,000년이 되는 해라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강남 신사분관은 18일부터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 특별전을 연다. 국내 약 300권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 초조대장경 중 94권이 호림의 소장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초조대장경 원본과 재조대장경, 사경대장경, 사간본, 외국대장경 등 국보 4건과 보물 12건 등 총 100여점이 선보인다. 서체, 판각술, 한지기술의 우수성까지 고려문화의 진수를 살펴볼 수 있다. 8월31일까지. (02)541-3525 ◇모자와 신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통복식 하면 한복을 먼저 떠올리지만 복식미의 완성에 모자와 신발이 중요하기는 옛날도 마찬가지다. 조선 초부터 개화기까지 남성의 신분은 '갓'이 드러냈고 여름용 삿갓, 방한용 남바위, 사냥용 감태까지 용도별 모자들은 다양했다. 여성은 고려 때부터'몽수'를 썼지만 조선에 이르러 너울ㆍ장옷ㆍ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렸고 개화기에는 검은 우산을 쓰기도 했다. 신발은 가죽신부터 비단신, 목화신, 미투리와 짚신까지 재료별로 다채롭다.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마련한 '머리에서 발끝까지-모자와 신발 특별전'은 6월13일까지 열린다. (02)3704-3114 ◇중국 명(明)ㆍ청(淸) 의식주= 한빛문화재단 화정박물관(관장 한혜주)에서는 동아시아 고미술품 컬렉션 2만여 점 가운데 중국 명ㆍ청시대의 의식주 관련 유물 100여점으로 '중국공예 특별전'을 개막했다. 16세기 중국에서 '삼국지'의 인기로 문인들 사이에서는 제갈량이 들고 다닌 깃털부채 '백우선(白羽扇)'이 크게 유행해 학 깃털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였다. 이후 19세기에는 대신 거위 깃털로 부채를 만들었고 전시된 청나라 부채는 이 같은 사연을 담고 있다. 여성용 파초선과 브리제부채의 장식미도 빼어나다. 이번 특별전은 시대별 전시에서 탈피해 유물의 용도에 집중한 게 특징. 식생활과 관련된 도자기 유물, 집을 장식하던 생활 소품, 청자로 만든 의자인 '돈(墩)'도 볼 수 있다. 당시 복식을 보여주는 '중국의 인물화'와 유물의 사용법을 유추할 수 있는 '중국회화 소장품'전도 흥미롭다. 내년 2월말까지. (02)2075-0121 ◇한ㆍ중ㆍ일 아름다운 사람, 가인(佳人)전= 이화여대박물관(관장 오진경)은 이화창립 125년을 기념하는 '가인-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전을 7월23일까지 연다. 한중일 3국의 고미술품 62점, 현대미술품 16점을 통해 동양미술이 '아름답다'고 평가한 인물상을 조명했다. 외모보다 내면의 정신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미인(美人)이 아닌 '가인'이란 제목이 붙었다. 한국미술로는 조석진의 '파교심매도', 윤덕희의 '책읽는 여인' 등이 자연과 학문을 사랑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절제된 미감을 보여주는 중국, 감각적으로 묘사된 일본의 '가인관'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같은 미감이 계승된 현대미술가들의 작품과도 비교해볼 수 있다.(02)3277-3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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