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속의 요정<br>모녀간의 뜨거운 사랑 그려… 2005년 초연후 상 휩쓸어<br>● 염쟁이 유씨<br>죽음을 통해 삶과 인생 조망… 누적 공연 1,200회 넘겨
![](http://newsimg.sednews.com/2011/08/16/1HQELMUIYR_1.jpg) | 벽 속의 요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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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mg.sednews.com/2011/08/16/1HQELMUIYR_2.jpg) | 염쟁이 유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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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예술의 묘미는 같은 공연이라도 매번 다른 감동과 느낌을 준다는 데 있다. 똑같은 설정과 대사라도 배우의 컨디션, 관객들의 반응, 그리고 스태프의 호흡에 따라 빚어내는 느낌이 매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무대 위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배우의 열정적인 연기 변신은 객석에 웃음을 주기도 하고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 한 명의 배우가 나이, 성별, 직업 등을 망라해 많게는 32가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특별한 1인극 무대가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끈다.
1인극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이 오는 9월 25일까지 PMC 대학로 자유극장에 공연된다. 지난 2005년 초연된 뒤 각종 연극상을 휩쓴 바 있는 '벽속의 요정'은 배우 김성녀가 자신의 연기 인생을 걸고 도전했던 작품으로 어린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연령을 넘어 32명의 역할을 7년째 소화하고 있다.
'벽속의 요정'은 벽 속의 요정과 함께 사는 엄마와 어린 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스페인 내전 당시의 실화를 토대로 한 원작을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 상황에 맞게 각색해 탄생됐다. "저기 있는 소녀가 보여요?"라고 객석에 말을 건네며 시작되는 무대는 다섯 살 순덕이가 벽속의 요정처럼 숨어 지냈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념만이 선과 악의 기준이었던 한국전쟁 직후 40여년 동안 벽 속에 숨어 딸의 성장을 지켜봐야 했던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 그리고 가난과 남편의 부재 속에서도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뜨거운 사랑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치는 배우 김성녀는 순덕이, 순덕 엄마ㆍ아빠, 경찰, 마을 지주, 박 선생 등 32명의 다른 인물로 변신해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배우의 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
지난 2004년 청주에서 첫 선을 보인 연극 '염쟁이 유씨'는 지금까지 누적 공연 1,200회를 넘기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 연극은 대학로 이랑씨어터에서 오픈 런(장기 공연)으로 진행된다. 초연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유순웅과 함께 임형택, 정석용이 번갈아 이 무대에서 연기한다.
작품은 죽음을 통해 삶을 조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죽음을 무겁거나 고지식하게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소박하고 진솔한 주인공의 삶을 통해 죽음이란 인생의 한 과정까지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인생에 담겨 있는 심오한 철학을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한다. 작품속 염쟁이 유씨는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와 그의 부하를 연기했다가 장례전문업체를 운영하는 장사치가 되기도 하고 유씨의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와 막내딸 등 15명의 등장 인물로 자연스럽게 변신한다. 관객은 객석에서 무대를 감상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문상객이나 망자의 친척으로 역할이 주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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