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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패배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8강서 매킬로이에 석패…폴터ㆍ슈워츨ㆍ센든 차례로 꺾으며 신선한 충격

‘겁 없는 신인’ 배상문(26ㆍ캘러웨이) 돌풍이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가로막혀 소멸하고 말았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차례로 거꾸러뜨린 뒤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와 중반까지 접전을 벌였던 모습은 한국 남자골프의 저력을 세계무대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배상문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GC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라운드 8강전에서 2홀을 남기고 매킬로이에게 3홀차로 뒤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16강에 이어 8강까지 오른 배상문은 10번홀까지 올스퀘어(ASㆍ동점)로 매킬로이를 긴장시켰지만 11ㆍ13ㆍ15번홀에서 잇따라 홀을 내줘 결국 16번홀까지 치른 뒤 패배를 받아들였다.

배상문과의 대결을 앞두고 “2009년 한국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동반플레이를 했었는데 팽팽하게 가다가 결국 배상문이 이겼다. 그때부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경계감을 표시해왔던 매킬로이는 후반 역주로 3년 전의 패배를 설욕한 셈이 됐다. 2009년 당시 한국오픈에서 매킬로이에 1타 뒤진 3위에 있던 배상문은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는 맹타를 과시하며 매킬로이를 4타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했었다.



배상문은 3년 전 짜릿한 손맛을 재현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세계최강 64명만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4라운드까지 생존하며 세계골프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배상문이 첫판에서 꺾은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유럽투어 통산 11승 중 매치플레이 우승만 2차례인 ‘서바이벌 게임’의 명수이고, 2라운드에서 붙었던 샬 슈워츨(남아공)은 지난해 마스터스대회 우승자다. 폴터는 세계랭킹 25위, 슈워츨은 11위, 3라운드 상대인 존 센든(호주)은 41위로 모두 배상문(44위)보다 세계랭킹이 높다. 한국과 일본에서 차례로 상금왕에 오른 뒤 올 시즌부터 미국무대 정복에 나섰지만 아직은 상금랭킹 70위에 머물고 있는 배상문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이 반전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4강 대진은 매킬로이-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ㆍ3위), 마크 윌슨(미국ㆍ42위)-헌터 메이헌(미국ㆍ22위)으로 정해졌다. 특히 절친한 사이이자 라이벌인 매킬로이와 웨스트우드는 각각 서로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해서 우승까지 해야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 현재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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