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유럽연합(EU)ㆍ유럽중앙은행(ECB)ㆍ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135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 이행시한을 당초 오는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당초 그리스는 총 1,730억유로의 구제금융 중 2차 집행분(310억유로)을 받기 위한 조건인 긴축안의 이행강도와 시점 등을 놓고 트로이카와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 24일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트로이카와의 협상이 거의 합의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밝혔으나 EU와 독일 측에서 즉각 이를 부인하며 협상은 난항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 총리가 직접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발표함으로써 그리스는 한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합의가 법적 구속력을 얻으려면 국내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연정 파트너인 민주좌파가 노동ㆍ복지 분야의 긴축에 반대하는데다 국민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사마라스의 신민당은 오는 11월12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2차 구제금융 집행이 발표될 수 있도록 그 전까지 총력을 다해 연정 파트너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각국도 그리스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31일 화상회의를 열어 그리스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고 필요하다면 11월8일에도 특별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30일 독일과 프랑스 재무장관도 "11월 말까지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게 힘을 합쳐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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