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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방북 실무접촉 승인 요청

감귤 지원했던 '비타민C 외교' 재개… 대북 교류협력 사업 적극 추진할 것

제주 ~ 북한 크루즈 여행 추진… 한라산·백두산 학술탐사 등 목적

12년 동안 감귤 보내기 통해 대북 교류 노하우 보유 강조


대북 감귤지원, 제주~북한 크루즈, 북한대표단 한라산답방과 한라산-백두산 학술탐사 등 협의

정부도 긍정적 입장, 제주 실무진 연말~내년 초 방북추진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하는 원희룡(사진)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4일 통일부에 대북 감귤지원과 제주~북한 크루즈여행, 한라산-백두산 학술탐사 등을 위해 방북 실무접촉 승인을 요청했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한라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위원회와 제주도가 공동개최한 ‘민족화해 제주포럼-제주, 평화와 협력의 날개로 날자’ 기조연설에서 “제주는 12년간 이어온 감귤 보내기 등을 통해 대북 교류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대북 교류협력 사업 추진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제주포럼이 끝난 뒤 바로 통일부에 방북실무접촉 승인서를 공식적으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북한과 신뢰의 기반을 갖고 있어 언제든 북측과 가슴을 열고 대화하고 협의하겠다”는 게 원 지사의 말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제안한 내용들이 화해협력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도는 통일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가급적 연내 실무진을 북한에 보내 내년 초 감귤 보내기를 비롯해 화해·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원 지사는 “제주도가 지난 1998∼2010년 감귤 4만8,000톤과 당근 1만8,000톤 등을 북한에 지원한 것은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함께 추진한 최초이자 유일한 민관협력 대북지원 사례”라며 ‘비타민 C 외교’ 재개 방침을 밝혔다. 과거 제주 감귤지원 방북단을 이끌었던 강영식 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이념을 떠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지속돼야 통일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고, 고성준 제주대 교수는 “감귤지원으로 우리 감귤값 안정에도 기여해 남북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특히 “제주∼북한 크루즈 라인이 성사된다면 제주도에서 출발해 북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의 여러 도시를 도는 동북아 평화크루즈 관광이 이뤄져 동북아 평화 증진과 경제 활성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돼 제주~북한 크루즈 라인이 성사된다면 “금강산 관광 이상의 남북 교류 효과가 발생할 것(강지용 제주대 교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원 지사는 한라산과 백두산 교차탐사에 대해서도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 유치에 도움이 되고 북한은 백두산 환경보호를 위한 학술탐사를 할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된다”며 “북한의 한라산 관광 답방 약속도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교차관광은 2000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으로 한국 대표단의 백두산 관광은 당시 이뤄졌다.

원 지사는 “북핵이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원칙을 지켜야 하겠지만 우리가 먼저 빗장을 풀고 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독일의 마지막 총리인 로타 드 메지에르 전 총리는 ‘상호 존중 없이는 동서독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며 남북 상호존중과 함께 내년 5월 ‘제주포럼’에 북측의 참가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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