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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45개 지하철역 비상 대피로 제구실 못해

감사원 "규정 맞지 않게 설치"

화재·테러 땐 대형 재난 우려

감사원이 철도시설 안전 실태를 감사한 결과 수도권 45개 지하철역의 비상 대피로가 규정에 맞지 않아 승객들이 화재나 테러 때 쉽게 대피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에서 화재나 테러라도 발생하면 대형 재난이 우려된다.

감사원은 20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철도시설 안전 및 경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역 중 서울 압구정·강남구청·공덕역을 비롯해 정부과천청사역 등 45개역 승강장에 규정에 맞지 않는 피난로가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역사 안에서 화재나 테러 등이 발생할 때 승객들이 쉽게 대피할 수 없음에도 철도시설공단은 이동식 피난계단 같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철도시설공단이 건설업체 간 담합 사실을 알고도 입찰을 진행해 특혜계약을 한 것도 적발됐다. 철도공단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9,375억원 규모의 원주~강릉 철도건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건설·두산중공업·한진중공업·KCC건설 등 4개사가 담합을 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고도 공단 이사장의 지시로 이들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당시 이사장인 김광재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지난 1월 사퇴해 별도 처분이 내려지진 않았다.



철도공단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소위 '갑질'을 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단은 호남고속철도와 관련해 총 13조원 규모의 공사 84건을 추진하면서 50건에 대해 공사기간을 연장하면서 업체들로 하여금 추가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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