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으로 우리 농산물의 판로가 막힐수록 우체국쇼핑의 진가는 더욱 더 발휘될 것입니다. 농어민에게는 향토기업인의 꿈을, 도시인에게는 우리 먹거리를 각각 제공하는 핵심통로로 우체국쇼핑은 제대로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우체국쇼핑 도입 20주년을 맞는 황중연(52) 우정사업본부장은 6일 "국가적으로는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효과를, 우체국은 대국민 서비스 강화측면에서 전기를 마련해왔다고 자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체국쇼핑의 출발은 지난 86년 12월15일. 농산물ㆍ수산물ㆍ축산물ㆍ수공예품 등 지방특산품을 전국 3,600개에 달하는 방대한 조직망을 갖춘 우체국을 통해 도시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하자는 구상으로 첫발을 뗐다. 초창기 취급상품은 순창고추장ㆍ완도김 등 8개 업체, 8개 상품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946개 업체, 6,361개 상품이 오가는 농수산물 핵심 거래창구로 자리잡았다. 소비자가 우체국이나 인터넷우체국에서 해당 농수산물을 신청하면 농어민이 우편망을 이용해 배송해주는 형태라고 황 본부장은 설명했다. "우체국꽃배달서비스, 43개국까지 가능한 해외배송서비스, G마켓과 옥션 같은 오픈마켓 형태의 우체국장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황 본부장은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우정사업본부 전신인 정보통신부 우정국장 재직 시절인 99년에 내놓았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이 현재 전체 거래액의 40% 정도를 달할 정도로 쑥쑥 커가고 있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 우체국쇼핑의 성장세는 숫자로 확인된다. 출범 이듬해 7억4,400만원에 불과했던 연 거래액은 2003년 1,125억원을 기록한 뒤 매년 1,000억원대의 거래액을 유지하고 있다. 광양청매실 농원(대표 홍쌍리), 상주 삼맥곶감(대표 김장희) 등이 이 과정에서 자리잡은 브랜드들이다. 공익적 측면과 경쟁 민간 인터넷쇼핑몰에 대한 정책적 배려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공공기관의 한계를 극복하며 이뤄낸 성적표다. 황 본부장은 "20주년은 또 다른 20년을 준비하는 원년"이라며 높은 책임감도 갖고 있다고 했다. "IT산업의 발전 추세에 맞춰 인터넷 3차원 입체화면 제공, TV홈쇼핑 사업 검토 등 다각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일주일 앞당긴 7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20주년 기념식을 갖고 유공자 표창과 미래비전 등을 선포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