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풍’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국의 남녀간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4위로 최악을 달리고 있는 탓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2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2.2%로 20대 남성(61.7%)보다 0.5%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2분기 64.9%로 사상 처음 남성(63.4%)을 추월한 이래 6분기 연속 20대 남성을 앞선 것이다.
올해 2분기에는 20대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여성 62.8%, 남성 61.3%로 1.5%포인트에 달하기도 했다.
고용률 역시 마찬가지다. 20대 여성 고용률은 2012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56.5%에서 60.2% 사이에서 움직이며 20대 남성 고용률을 1.4~2.6%포인트 차로 리드해 왔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경제적 자립을 원하는 여성이 많아진 결과로 보인다.
문제는 30대 이상부터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90%대로 급격히 높아지는 반면 여성은 오히려 노동시장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20대에선 62.2%로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30대 들어서는 56.2%로 감소했다.
40대와 50대에선 각각 65.1%와 60.1%로 상승하지만, 같은 나이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89.2~93.8%)보다는 30%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M자’ 곡선이 나타나는 것은 결국 30대에 출산과 육아라는 양대 장벽을 넘지 못하고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상당수란 의미다.
일단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면 재취업을 원하더라도 자녀양육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힘들며, 그나마도 단순노무직 위주여서 고경력·고학력 여성들이 갈 곳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런 까닭에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는 2012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 22.4%포인트로 34개 회원국 중 4위에 올랐다.
한국보다 격차가 큰 국가는 터키(43.5%포인트)와 멕시코(35.2%포인트), 칠레(23.4%포인트) 뿐이었다.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가장 작은 국가인 핀란드는 한국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10% 가까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남녀간 참가율 격차가 4.0%포인트에 그쳤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남녀간 고용률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편”이라면서 “(정부의) 고용률 70%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성 고용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학력·고경력의 생산성 높은 여성이 고용시장에 포함돼야 잠재성장률이 향상되는데 적절히 활용돼지 못해 사실상 낭비되고 있다”면서 “가정과 일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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