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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촉진지구 지정을 앞두고 있는 중랑구 중화동은 서울에서도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곳이다. 최근 빗물 펌프장이 생기고 난 뒤 수해(水害) 예방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침수지역’이라는 오명이 남아 있는데다 그동안 주민들의 반발로 재정비촉진지구사업이 지연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의 80%가 넘는 주민이 재정비촉진지구에 동의하고 있어 사업 진행을 위한 걸림돌은 줄게 됐다. 중랑구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재정비촉진계획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으며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최종안은 오는 7월까지 시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 82% 이상이 동의하고 있어 연내 승인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동은 지난 2003년 중화 뉴타운사업지구로 지정됐으나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에 밀려 사업이 지연돼왔다. 중화동은 재개발계획이 일찍 예정됐던 것에 비하면 사업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이 때문에 현재의 투자가치는 더 높아지게 됐다. 2003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지분쪼개기가 금지돼 조합원 수가 타 재촉지구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중화지구가 개발되면 총 7,500~8,000가구 정도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지난해 초 현재 토지 소유주는 3,500여세대에 불과하다. 조합원 수가 적으면 그만큼 일반분양물량이 늘게 돼 수익성은 좋아진다. 중화동은 또 이렇다 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없는 점도 단점으로 꼽혀왔다. 인근 신내동에는 24개 아파트 단지, 묵동에는 18개 단지가 있지만 중화동은 9개에 불과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중화동은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이끌 만한 랜드마크가 없었던 게 단점으로 꼽혀왔다”며 “중화 재촉지구가 생기면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동의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추세지만 여전히 시세는 3.3㎡당 1,000만원 미만인 곳이 많다. 묵동 현대 아이파크가 3.3㎡당 1,900만원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재촉지구 내 대지지분 가격은 66㎡ 이상의 중대형이 3.3㎡당 1,200만~1,300만원가량이며 33㎡ 미만의 소형은 2,000만~2,500만원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울 주요 재개발지역의 지분 가격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수준이다. 현재 중화동 일대는 매물이 뜸해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인근의 T공인중개사 대표는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호가 차이가 많이 나 거래는 뜸한 편”이라며 “양쪽 모두 재촉지구 승인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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