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는 3일 세계일보와 차기 대통령감을 평가하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민주주의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민주주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면서 '작심 발언'을 쏟았다.
그러면서 그는 "4대강 사업의 경우 (반대세력에 대해) '니들이 몰라서 그런다. 나중에 잘했다고 박수칠 것이다' 식의 일방통행이 바로 '설득과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비용에 대해 너무 인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에 대해 "국가 지도자 덕목 10개 중 7개 정도는 아주 출중하고 훌륭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철한 애국심, 엄격한 행동규범, 품위, 약속을 생명처럼 지키려는 자세, 공부하려는 자세, 좋은 머리, 서민들에 대한 보상심리 등이 아주 충만하고 다 좋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다 좋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감춰져 있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사고의 유연성"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걸 고쳐야 한다고 나는 충정으로 말했는데, 박 전 대표를 군주처럼 모시려는 못난 사람들은 '주군한테 건방지게…'라는 식의 반응이다. 민주주의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선 "현실정치는 뭔가 주고받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탕평인사 등 뭔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기 잣대로 다른 정치인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고받는 게 현실정치라는데 이는 구태정치"라며 "박 전 대표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철학과 가치는 폄하하고 자신의 정치 틀에서 박 전 대표에게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국민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무책임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시류에 편승하고 거래하며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정치 도의냐"면서 "자신이 과연 어떤 정치인이냐를 스스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의 반발도 이어졌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잘 해보려고 하면 한 번씩 그런 소리를 하네"라며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듯한 농담을 건넸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유승민 의원은 "충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최근의 당 화합 분위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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