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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월 17일] 항공 마일리지 유감

얼마 전 항공 마일리지 적립에 용이한 신용카드를 찾아봤다. 다른 카드보다 비싼 연회비를 내면 마일리지 적립액이 2배나 많은 것을 발견해 가입하려 했으나 지인이 극구 말렸다. 원하는 시기와 장소로 마일리지용 항공권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게 이유였다. 지인의 말처럼 항공 마일리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하늘을 찌른다. 마일리지와 관련해 항공사가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신용카드와 항공권 구입으로 매년 막대한 규모의 마일리지를 쌓지만 원하는 항공권을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예측불허다. 게다가 항공사는 '보너스' 항공권이라는 용어를 쓴다. 덤으로 주는 서비스인 만큼 안 줘도 소비자 손해가 아니라는 뉘앙스다. 그러나 마일리지는 '공짜'가 아니다. 신용카드사는 마일리지 적립시 1마일당 10원 남짓한 현금을 항공사에 지급한다. 신용카드사가 마일리지 적립 대가로 지불한 금액은 대항항공 975억원, 아시아나항공 542억원(2007년 기준)이다. 과연 항공사가 이만큼 마일리지 항공권을 제공했을까. 알 수 없다. 영업 비밀이라는 게 항공사 주장이다. 항공사가 마일리지 항공권을 많이 제공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기업의 경영 판단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러나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적립할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 즉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 또 적립된 마일리지 규모와 항공사가 적정 규모의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항공 마일리지 제도 중 불합리한 부분을 고치겠다고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부터 관련 조사를 해왔으며 이제는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항공사의 자진 시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이어서 공정위의 개선 의지가 후퇴한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크다. 공정위의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 2,600만명의 마일리지 회원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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