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27ㆍ전북도청), 최현주(28ㆍ창원시청), 기보배(24ㆍ광주광역시청)로 짜인 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크리켓그라운드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10대209, 1점차로 꺾었다. 1988년 서울대회부터 24년 동안 7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 3발을 남기고 스코어는 184대182로 한국의 살얼음 리드. 이후 중국은 3명 모두 9점을 쏴 209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이성진이 9점, 최현주가 8점을 쐈다. 마지막 주자 기보배가 9점 이상을 쏴야 이기는 상황. 엄청난 중압감이 '막내' 기보배의 어깨를 눌렀지만 시위를 떠난 활은 정확히 9점을 꿰뚫었다.
이날 금메달은 의미가 각별했다. 불안한 세대교체와 악천후ㆍ부상의 3중고를 극복하고 지켜낸 자존심이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박성현ㆍ주현정ㆍ윤옥희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물갈이되면서 중심을 잃었고 급기야 지난해 토리노세계선수권에서는 26년 만에 개인ㆍ단체전 '노 골드'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후 베테랑 이성진의 합류로 팀워크가 끈끈해졌다. 경쟁국들의 도전이 어느 때보다 거세진 이번 대회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출신인 이성진의 경험이 없었다면 수성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한편 하루 종일 오락가락한 소나기에도 '여걸'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심각한 어깨부상을 안고 뛴 최현주는 결승에서 5발 연속으로 10점을 꽂아 주위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었다. 장영술 총감독은 "최현주가 정말로 잘해줬다"며 "각국의 실력이 점점 좋아지는 상황에서 힘들게 이룬 7연패라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개인전 싹쓸이다. 여자 개인전은 오는 8월2일, 남자 개인전은 3일에 결승전이 예정돼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