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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11월 11일] 중국의 과학 입국
입력2009-11-10 17:30:54
수정
2009.11.10 17:30:54
지난주 내내 관영 신화통신 등 모든 중국 매체들은 한 과학자의 죽음을 대서특필하며 애도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는 지난 6일 거행된 그의 장례식에 총출동해 각별한 예우를 나타냈고 전국의 대학과 주요 도시의 거리는 그를 추모하는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원자탄과 수소폭탄 개발, 인공위성 발사에 큰 공을 세운 중국의 원로 과학자 첸쉐썬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혹자는 언뜻 첸 박사의 죽음 이후 펼쳐진 이 같은 파노라마를 중국 정부가 정권의 정통성과 인민의 결집을 위해 10월 건국 60주년 행사에서 보여줬던 전시효과 같은 것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중국인의 과학 사랑이 그 기저에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교육 현실을 보면 중국인이 얼마나 과학에 투자를 집중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전형적 일반 고등학교인 수도사대부중에는 생물ㆍ화학ㆍ물리실험을 위한 각각의 실험동이 존재하고 고압 살균장치, DNA 분석기 등의 고가 장비들이 즐비하다. 한국의 과학고등학교에나 있을 법한 장치들이 평범한 일반 고등학교에 있는 것이다.
최근 이 학교를 방문한 베이징 한국국제학교의 과학 선생님이 그 규모와 시설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한국 학생들이 의사, 판ㆍ검사가 되기 위해 기를 쓰고 공부하는 반면 중국 학생들은 첸쉐썬처럼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이공대에 가는게 인생의 우선 순위다.
이 같은 과학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의 과학 논문 발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4일 정보서비스회사인 톰슨로이터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학자의 과학 논문은 지난 1998년 2만개에 머물렀으나 2008년에는 11만2,000개로 10년 사이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미 세계 2위 논문 대국인 중국이 이 같은 속도로 간다면 10년 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문의 질적 측면에서도 원자력ㆍ우주과학ㆍ생물학ㆍ컴퓨터공학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국가의 산업경쟁력이 결국 기초과학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 다음의 산업적 저력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튼튼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자동차ㆍPCㆍ인터넷 등 신산업 창출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는 대전환점을 맞아 새로운 기술에 목말라하고 있다. 기존 산업으로 먹고살기에는 한계에 직면한 만큼 신산업을 창출시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다. 중국은 과학입국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경제 조각에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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