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티볼리'가 올해 초 판매 돌풍을 일으킨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000만원 중반부터 시작하는 낮은 가격, 세련된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은 자동차 구입을 꺼리던 20대 후반~30대 초반 고객의 지갑을 열게 했다. 다만 주행 성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쌍용차가 지난 6일 출시한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 모델의 단점이었던 주행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쌍용차가 시승행사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자동차 경주장에서 진행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일 만했다. '티볼리' 디젤에 장착된 e-XDi160 엔진은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1,500~2,500rpm 구간에서 큰 힘을 내 초반 가속력이 우수하다. 시속 100km 이하 주행에서는 가속 페달의 반만 밟아도 120마력의 힘이 충분히 활용, 바닥을 치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초반 가속력이 좋다 보니 언덕을 오르거나 정지했다 출발할 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차체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코너를 돌거나 좌우로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렸을 때 차가 좌우로 크게 요동치는 느낌도 없었다. 동급 최저 수준의 제동거리가 말해주듯 개선된 브레이크는 원하는 곳에서 정확하게 작동했다.
정숙성 역시 강점이다. 주행거리 300km 이하 신차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디젤 특유의 진동이나 소음을 느끼기 힘들었다. 시속 80km 이상 주행에서 바닥 소음이나 바람 소리가 작어 라디오로 음악을 듣거나 동승자와 대화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연비도 빼놓을 수 없다. '티볼리' 디젤의 복합연비는 리터(ℓ)당 15.3km다. 이날 실제로 인제 스피디움 인근 도로 20km가량을 30분 정도 주행했을 때 연비는 리터당 13.8km 정도 나왔다. 공인 연비보다 낮은 기록이지만 에어컨을 가장 낮은 온도로 3단계~최대 수준으로 번갈아 틀었고 급가속과 급정거를 자주 한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이륜 자동 변속기 모델만 출시된 점은 아쉬움이다. 4륜 모델이나 수동변속기 모델이 앞으로 출시되면 더 많은 고객이 '티볼리' 디젤 모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 디젤 가격은 'TX' 2,045만원, 'VX' 2,285만원, 'LX' 2,4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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