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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파행을 빚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사태가 첫 번째 제주 경선에 대한 검표 끝에 정상화됐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경선 파행에 대해 사과하고 일제히 고개를 숙였지만 정당의 최대 행사인 대선 후보 경선을 미숙하게 관리해 국민의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27일 예정된 대선 후보 청주 TV토론회도 반쪽 우려로 취소했으며 28일 강원 경선부터 정상화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유선호 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모바일투표의 로그파일을 열어 검표 작업을 한 결과 (기권 처리된) 중간 실패 투표자(의 수)가 통계적 오류에서 벗어나지 않아 경선을 중단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며 "각 후보 측 대리인들이 중단된 경선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제주 경선에서 투표 의사에도 불구하고 기권 처리된 유권자는 599명으로 모바일투표 신청자(3만2,984명)의 1.8% 수준에 그쳤다.
지난 26일 울산 경선에 불참했던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은 모바일투표 과정에서 선거인단이 기호 1~4번 후보의 이름을 다 들은 뒤 투표를 해야 하는데 중간에 지지 후보를 선택하고 전화를 끊으면 무효 처리된 사례들이 많아 투표율이 낮고 자신들의 표가 대거 기권 처리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 선관위의 검표 결과 이른바 비문 3인 후보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면서 의혹도 상당 부분 해소된 셈이다.
김 후보는 이날 "저희의 울산 경선 불참으로 이미 당에서 공정한 룰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잘못된 것을 고칠 것으로 본다"며 경선 복귀를 선언했다.
정 후보도 이날 오전 TV토론회 참석을 위해 청주를 방문하며 일찌감치 경선 정상화에 방점을 뒀다. 손 후보 역시 선거대책위 회의를 열고 경선에 복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검표 결정이 늦어져 청주 TV토론은 손∙김 후보가 참석하지 않아 취소됐다. 검표 결과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당 지도부와 선관위의 미흡한 대응으로 모바일투표에서 마치 불공정이 있었던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에 항의한다"며 명예회복 조치를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이 좀 더 매끄럽게 추진되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유를 막론하고 대단히 송구스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모바일투표 방식에 대한 일부 후보들의 계속된 문제제기에 후보들과 협의해 '룰'을 변경하기로 했으며 강원 경선 모바일투표는 이날 오후부터 속개해 28일 경선 전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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