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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폐율을 낮춰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폐율은 전체 대지 면적에서 건축물 바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예컨대 부지면적 1만㎡인 아파트 단지의 건폐율이 15%라면 1,500㎡만 건물이 차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85%인 8,500㎡가 공원이나 단지내 도로 등으로 널찍하게 비워져 있는 셈이다. 건폐율이 낮으면 각 가구의 채광과 통풍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단지 내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가 높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건폐율을 낮추고 있다. 신규 분양에 눈독을 들이는 수요자들이 대부분 주거환경의 쾌적성과 단지 내 생활의 편리성을 따지는 실수요자나 교체수요자이기 때문.
건폐율이 낮아지면 동간 간격이 넓어져 각 가구의 개방감이 높아지고 채광이 좋아진다. 또한 건물 사이사이로 바람길을 열어 통풍도 원활하다. 단지 내에 넓은 공용 공간이 확보돼 녹지 공간 및 편의 시설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건폐율이 낮은 대표적인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 아이파크'(2004년 입주)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2009년 입주)다. 각각 건폐율이 9.2%와 12.7%에 불과하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조경 녹지 면적만 41.7%에 달해 단지 내 3,725㎡ 규모의 인공호수가 있으며 산책로 길이는 1,875m에 이른다.
삼성아이파크 역시 건폐율을 낮춰 동 간 거리가 넓혔으며 단지 내에 잠실 축구장 4배 크기의 공원을 조성했다. 이 아파트에 10년째 거주한 김모씨는 "행사가 가능한 넓은 공터는 물론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도 있는 등 커뮤니티 시설이 풍부하다"며 "산책할 공간이 넓으며 조경도 잘 돼 있어 생활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폐율이 높아 동 간 거리가 좁거나 하면 살면서 느끼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건폐율 낮은 단지가 살기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최근 건설사들은 주거지의 경우 건폐율을 20% 이하로 낮춰 수요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일대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영통'은 건폐율이 12.8% 수준이다. 분당선 망포역이 도보권이며, 망포공원·영통중앙공원 등의 이용도 편리히다.
대우건설이 양주신도시 옥정택지개발지구 A9블록에 '양주신도시 푸르지오 2차' 분양 중인 건폐율을 10.2%로 조절해 일조와 통풍을 극대화했다. 포스코건설이 경북 경산시 중산지구 C3블록에 분양 중인 '펜타힐즈 더샵'도 건폐율 13.2%대로 넓은 동간 거리를 확보했다. 단지 내 대규모 중앙광장과 테마공원이 조성된다.
부산에서 분양하는 대단지들도 건폐율을 대폭 낮췄다. 삼성물산이 부산 금정구 장전3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하는 '래미안 장전'은 건폐율이 15%에 불과하며, 롯데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2구역에 짓는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도 16.4%대이다. 롯데캐슬에는 수공간이 함께 어우러진 중앙광장이 단지를 가로질러 조성되며 7개의 테마공원이 단지 곳곳에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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