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흑1과 3을 둘 수 있게 되자 복잡했던 전투가 흑의 성공으로 끝난 느낌이다. 이제 흑은 모든 걱정거리가 해소되었다. 아직 상변쪽에 흑의 미생마가 있으니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상변쪽 흑대마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우변의 우군과 연결할 수가 있다는 것이 포인트. 상변의 백대마가 아직 완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원래 실전보의 백4로는 참고도1의 백1에 하나 받아두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정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흑이 2, 4로 우악스럽게 선제공격을 할 것이 뻔하므로 그렇게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초보자들을 위해 참고도2를 소개한다. 백은 6을 두어야 비로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수단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백으로서는 더이상 싸울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이 부근에서 콩지에는 자신의 패배를 예감했을 겁니다.”(김만수)
실전보의 백4는 흑의 세력을 곤마로 보고 공격한 수. 그만큼 백이 시비를 걸어볼 데가 없는 바둑이다.
“막상 공격을 당하고 보니 흑대마가 상당히 시달릴 것도 같구먼.”(필자)
“하지만 이 흑대마가 잡히는 일은 없을 겁니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있잖아요.”(윤현석)
글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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