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26일(현지시간) 전세계 무역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갔으며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수요는 오는 2015년까지 연간 4~6%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3% 증가를 예상했던 지난해와 올해보다 두 배가량 높아진 수치다. 야콥 스타우스홀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투자자들과 만나 "경기순환의 바닥을 찍었다고 본다"며 "세계 무역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초기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유로존 재정위기와 중국 및 신흥국들의 성장세 둔화 조짐 등을 이유로 글로벌 경기무역 전망을 하향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WTO는 올해 글로벌 교역량이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무역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고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009년 초 이전 정점에 비해 16%나 줄었으며 이후에도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침체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머스크는 컨테이너 운송수요 증가율이 2~3%를 기록한 시점이 역사적으로 무역경기의 바닥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머스크는 전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량의 15%를 소화하고 있으며 이 기업의 실적은 글로벌 무역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해운업 경기의 척도이자 경제성장의 선행지수로 통하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올해 들어 2배 이상 뛰어오르고 있다. BDI는 금융위기 이후 추락해 지난해 2월에는 무려 1986년 8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DI는 조선ㆍ해운업계가 최고 호황이었던 2008년에 비해 여전히 80% 이상 하락한 상태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선진국 경기회복에 속도가 붙으면 BDI도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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