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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구화장, ‘받고보니 맘에 안들어’ 제거할 수 있을까


취업준비생 김 모씨(23·여)는 최근 취업용 증명사진을 찍으면서 새삼 눈썹 반영구문신을 받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평소 속눈썹을 붙이기 위해 다니던 컨투어링숍(contouring shop)에서 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충동적으로 눈썹문신을 받은 게 문제였다.

시술자는 김 씨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자신이 봤을 때 예뻐보이는 취향의 눈썹으로 문신을 했다. 김 씨는 청순한 이미지를 선호했지만 시술자는 ‘세련된 이미지를 주려면 눈썹 산(눈썹의 각진 선)을 살려야 한다’며 이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시술을 한 결과 생각지도 않게 강경한 이미지로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색소가 진하게 주입된 탓인지 시술받은 지 3년이 지났는데도 또렷히 남아 있다. 증명사진을 찍으면 인상이 촌스럽고 기가 세 보여 속이 상한다. 그는 반영구문신을 지우는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

반영구화장은 미세색소주입술로 불리는 일종의 문신이다. 마취연고를 바르고 원하는 스타일을 디자인한 뒤 주로 눈썹, 아이라인, 입술 등에 바늘로 색소를 주입해 화장하지 않아도 또렷한 인상을 연출할 수 있다. 출근시간에 쫓기거나, 누구에게도 ‘생얼’을 보이고 싶지 않거나, 화장 전·후가 달라 비주얼쇼크를 줄까봐 두려워하는 여성들이 선호한다.

신이범 플러스후 원장은 “문신은 잉크를 진피층 깊이 주입해 평생 지워지지 않는 반면 반영구화장은 진피층 상부에 색소를 넣어 2~3년이면 색소가 빠진다”며 “반영구화장은 문신의 한 방법으로 흔히 ‘타투’라 불리는 문신보다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주로 활용되는 색소는 ‘산화철’(iron oxide)이다. 색깔은 검은색, 갈색, 레드, 핑크 등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다.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안전한 형태의 무기질로 문신에 사용되는 잉크처럼 시술 뒤 색상이 푸르스름하게 변색될 우려가 적다. 하지만 100%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피부 겉에 바르는 화장품의 원료로는 승인받았지만 진피층에 주입됐을 때의 안전성은 검증된 바 없다.

반영구화장이 인기를 끌면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미용실, 컨투어링숍 등 뷰티숍에서도 이를 불법으로 시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학적 전문지식 없이 무면허 시술자가 비위생적으로 교육 및 시술을 시행하는 곳은 부작용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소독되지 않은 의료도구와 인증받지 않은 장비·색소로 시술받아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렇지만 부작용에 대한 보상은 받기 어려우므로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간혹 색소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시술 후 심한 통증, 부기, 진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색소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바늘에 색소를 묻혀 귀 뒤쪽 피부에 찍어봤을 때 빨갛게 부어오르는 지 등을 살펴보면 된다.

시술 결과가 생각했던 것과 딴판이거나, 염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 아이라인이 번지며, 양쪽 눈썹의 모양이 짝짝이로 새겨져 오히려 인상이 나빠지기도 한다. 문신용 염료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가렵고 문신한 부위에 염증이 일어나 콩알이나 화상흉터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속앓이하는 사람도 적잖다.

이럴 경우 ‘문신제거’를 고민하게 된다. 새길 때에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이를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이 지나 흐려지더라도 진피층에 주입된 색소는 다 지워지지 않고 흔적이 남는다. 게다가 요즘은 아이라인 또는 눈썹 문신시술 시 여러가지 색소를 섞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더욱 어렵다.



신이범 원장은 “반영구화장은 새기는 것보다 지우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며 “피부 표피층 손상은 최소화하되 색소만 선택적으로 골라 파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신을 제거하려다 자칫 문신을 지운 자리에 염증이 생겨 비후성반흔이나 켈로이드 흉터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레이저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엔 전기기구나 약물로 문신 부위를 태우거나, 밀링머신 등으로 피부를 깎거나, 심할 경우 피부이식술로 문신을 제거해 부담이 컸다. 레이저치료가 도입됐지만 일반적인 레이저는 효과가 미미해 만족도가 낮았다.

요즘엔 ‘아콜레이드 치료법’이 선호되고 있다. 문신색소에만 흡수돼 색소입자만 선택적으로 파괴해 주변 조직에 대한 열손상이 적다. 그만큼 시술 후 흉터가 적어 걱정을 덜 수 있다.

신 원장은 “문신할 때 사용한 색소의 종류와 침투 깊이 등을 고려해 적정 파장대의 문신제거 레이저로 최적의 에너지강도를 맞춰주는 게 관건”이라며 “다만 문신을 완벽하게 제거하려면 색소가 침투한 깊이·범위·종류, 개인 체질에 따라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옅은 눈썹문신은 2개월 동안 3회 시술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짙은 눈썹문신은 5~6회 시술해야 완벽히 제거될 수 있다.

신이범 원장은 “레이저를 이용한 문신제거는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전문적인 장비를 갖춘 병원에서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시술방식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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