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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송파 지역 아파트가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며 1년 사이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뛴 곳도 있으며 정부의 8·28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매도 우위로 확연히 돌아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중 송파구 아파트 거래 건수는 20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78건)보다 30여건 늘었다. 전달에 비해서도 70여건 가까이 증가한 것. 일주일 가까운 추석 연휴가 끼어 있음을 감안한다면 거래 회복속도가 상당히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잠실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데다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위례신도시 등 인근 개발지역의 선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1년 새 최고 2억원 뛰어=송파구 일대 아파트값을 견인하는 곳은 재건축 추진단지다. 잠실 주공5단지, 가락시영 등 대규모 재건축 추진단지 사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송파구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7.95%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잠실 주공5단지는 최근 추진위원장을 새로 뽑은 데 이어 올해 안에 조합 설립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가락시영아파트 역시 올 5월 서울시에서 재건축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초 착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주공5단지 76㎡(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지난해 9월 8억6,000만~8억7,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최고 10억9,000만원까지 뛰면서 1년 새 2억원 정도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가락동 가락시영1단지 40㎡도 지난해 9월 4억4,500만~4억5,5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5억원에 거래된 사례까지 나왔다.
◇2만5,000가구 한강변 대단지의 힘=송파구의 가격상승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은 한강변을 따라 2만5,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주거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새 아파트들이다. 잠실 저밀도지구 일대 저층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통해 엘스ㆍ레이크팰리스ㆍ리센츠ㆍ트리지움ㆍ파크리오 등으로 탈바꿈하면서 대치동 등 기존 강남ㆍ서초구 일대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
이 지역 B공인의 한 관계자는 "잠실 일대의 특징은 생활 수준이 비슷한 중산층 샐러리맨들이 많다는 점"이라며 "대입 내신 비중이 확대되는 등으로 부담을 느낀 대치동 일대 거주자들도 심심찮게 옮겨온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잠실동 엘스 84㎡는 지난해 9월 8억2,000만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8억6,000만원에도 거래되는 등 평균 4,000만~5,0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잠실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올해 봄부터 가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송파구 이외 지역에서 오는 손님들도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신도시 효과까지 가세=올해 분양시장의 핵(核)으로 자리 잡은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송파 파크하비오 개발사업 등 굵직한 개발 호재도 이 지역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례신도시는 다른 1ㆍ2기 신도시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입지를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문정ㆍ장지동 일대 개발까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한강변에 비해 소외됐던 송파구 남부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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