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경색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 국채 가격이 '공급 과잉' 문제로 올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년물 일본 국채의 평균 수익률은 국채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지난해 말 1.174%에서 올해 말 1.7%로 상승할 전망이다. 통신은 전 세계 26개 주요 투자은행의 추정치를 집계해 올해 일본 정부가 10조엔(1,11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기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면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국채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6월 1.885%까지 올랐으나 가을 이후 신용 경색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2월31일 1.174%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국채 공급을 계속적으로 늘리면서 국채 보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도쿄 소재 후코쿠 뮤추얼 생명보험의 사쿠라이 유우키 자본투자담당 부장은 "올해 일본 국채 발행 물량이 홍수를 이루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투자에 더욱 신중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 재무성도 오는 4월1일부터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의 국채 발행 물량이 113조3,000억엔으로 직전 회계연도(106조3,000억엔)보다 6.6% 확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시장은 787조2,000억엔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1.5배 이상에 달하고 있다. 미국 국채 시장이 GDP의 42% 규모임을 감안할 때 일본의 추가적인 국채 발행 물량 증가는 심각한 초과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할 부양책 규모는 1조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며 "일본도 오바마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어 부양규모 및 국채발행 증가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세수 역시 경기 침체로 전년도보다 14%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여 국채의 추가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최근 기업어음(CP)을 매입키로 한 점도 국채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 일본 제1, 3위 보험사인 니폰생명보험과 메이지야수다생명보험은 국채 보유분을 각각 1,000억엔, 2,500억엔 가량 삭감할 것이라 공지한 바 있다. 호주 시드니 소재 프린스펄 글로벌 인베스터사의 구스리 윌리암슨 운용 매니저는 "그 동안 랠리를 즐겼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아마도 지금이 일본 국채 투자에서 빠져 나올 시점이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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