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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안전, 수익에 밀려나 사고 줄도록 제도개선 건의"

정상호 교통안전공단 이사장<br>1일 화물차 탑승체험

정상호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올 들어 급증하는 화물차 교통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탑승 체험에 나서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상호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지난 20일 경기도 의왕터미널에서 강원도 홍천의 한 맥주공장을 왕복했다. 올 들어 급증하고 있는 화물자동차 교통사고의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25톤 화물자동차에 몸을 실은 것. 실제 올 1~3월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명에 비해 2배가 넘는다. 운전자 정모(63)씨는 정 이사장이 조수석에 앉자마자 안전벨트를 찾자 "차량이 30년이 다 되기도 했지만 사람이 탈 일이 없어 신경을 안 썼는데 벨트가 없네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운전석에 앉은 정씨도 안전띠는 안 맨다. 정 이사장이 매라고 권유했지만 "평소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정씨는 그냥 차를 출발시켰다. 정 이사장은 "승용차의 경우 앞 좌석은 70~80% 정도 안전띠를 매지만 뒷좌석은 안전띠 착용 비율이 채 10%도 안 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 점을 개선해야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정씨가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동료기사와 적하 상황이나 돌발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정씨는 정 이사장의 눈치를 보더니 전화를 끊기는 했지만 "차 안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고 화물 물동량 등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 이사장은 "위치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안 그래도 회사에서 아이폰으로 위치추적과 안전정보를 제공한다는데 돈이 들어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안전보다는 수익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처지를 설명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행선의 경우 37만원, 상행선은 45만원을 받습니다. 홍천은 편도 27만원인데 톨게이트비ㆍ기름값ㆍ밥값을 빼면 10만원 정도 남습니다. 한달 일해봐야 200만원 정도 남으니 먹고 살기 빠듯하죠." 상황이 이러니 한 번이라도 화물을 더 나르려고 속칭 '탕뛰기'를 위해 속도를 올릴 수밖에 없다. 돈벌이를 위해 안전을 무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화물차 운송 환경을 정 이사장은 안타깝게 느꼈다. 정 이사장은 "물동량과 기사 수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할 수는 없는가, 새 차 구입비용이 부담이라면 기금을 마련하면 어떠냐"는 질문을 건넸지만 돌아온 대답은 "다들 알고 있지만 안 되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홍천에서 다시 의왕터미널로 돌아오며 오후5시께 정 이사장의 탑승 체험은 끝났다. 정 이사장은 "직접 화물차에 타서 고충을 듣고 애로사항을 점검하니 현장의 어려움을 알 수 있었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화물차 사고 감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할 제도는 국토해양부 등 관계기관에 정책 건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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