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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제한해온 항공기ㆍ열화우라늄 등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수출확대를 통해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제너럴일렉트릭(GE)ㆍ보잉ㆍ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P)ㆍ다우케미컬 등 미국 기업 관계자들이 오는 5월31~6월1일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의 잠재 고객사들과 수출 관련 미팅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항공기엔진ㆍ복합재료 등은 중국이 수입을 희망해왔으나 미국은 중국이 군사력 강화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군수물품과 함께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게리 로크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첨단기술 제품 수출제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중국방문 계획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크 대사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 미국방문 당시 141개 첨단기술 제품의 수출을 허용해달라며 리스트를 전달했다면서 이를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이 중 46개 품목은 수출제한 대상이 아닌 만큼 이론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크 대사는 미 상무장관 시절인 지난 2010년에도 "미국의 수출제한 시스템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며 "이 조치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구조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미국 정부의 입장이 선회한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중 무역적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000억달러에 육박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2015년까지 전세계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중국 수출확대가 필요하다.
이 같은 정책전환은 미국이 차별적 정책을 쓰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개선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수출길이 막힌 미국 기업들의 원성도 달랠 수 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의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로 미국 기업들이 놓친 수출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국이 어떤 수위로 수출제한을 완화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WSJ는 "미국이 수출확대를 위해 국가안보의 우선순위를 얼마만큼 포기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조치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행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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