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드라마 판권과 한국 배우 광고 모델 계약 등을 위해 방한한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업체 맥스타임스의 첸리즈(陳礪志) 대표가 “일회성 인기는 한국 배우들이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지면 작품 제안부터 행사, 광고가 물밀듯 밀려든다. 돈을 벌 욕심이든, 중국 팬에 대한 보답이든 스타의 소속사는 웬만하면 다 하고 싶어하고 그러다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 배우는 자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맞지 않는, 중국에서도 초저가 브랜드의 모델로 나섰다가 중국팬의 냉담한 반응을 불러왔다. 중국에서의 팬 미팅 암표 티켓 가격이 수백만 원까지 치솟는 것이 한국에서는 자랑일지 몰라도 중국에서는 언론과 지식인들의 비판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예외적인 사례중 하나로 송혜교가 꼽힌다. 드라마 ‘가을동화’ 때부터 인기를 얻은 그는 최근작인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까지 꾸준히 좋은 작품을 선보였고, 광고도 자신에게 맞는 이미지의 광고에만 출연하면서 시간을 두고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다.
첸 대표는 현재 한국 드라마와 스타의 인기를 10년 전의 ‘대장금’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장금’은 인터넷이 아닌 공중파 TV를 통해 황금 시간대에 방영되면서 충성도 높은 중장년 이상 시청자가 많았다. 최근 지진희가 ‘민정호’의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를 빌려 중국의 톱 배우들이 출연하는 멜로 영화의 주인공을 맡을 정도로 그 인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류 스타의 인기가 쉽게 달아오르고 식는 것이 전적으로 한국 배우나 회사의 책임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통로가 공중파 TV에서 인터넷으로 바뀌었고, 중국에서 인터넷 문화는 아직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다. 인터넷 문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중국의 방송 문화나 제작 현실도 한몫한다는 것이다.
첸 대표는 “중국의 TV 드라마는 한국과 달리 완전히 제작을 해서 방송사에 판매하는데 전적으로 출연 배우를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이미 유명하고 인기 있는 배우를 캐스팅한다. 젊은 신인 배우가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오랜 시간을 두고 경력과 이미지를 쌓아야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투자하고 마케팅하는 맥스타임스는 최근 한국의 제작 기술을 배우고 교류를 확대하고자 한국지부를 만들기도 했다.
첸 대표는 “중국 사람들은 한국의 드라마 제작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고 한국 배우를 좋아한다”며 “한류스타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이어가려면 중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에 맞는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