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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8일] 부러운 日 갤러리 문화
입력2009-12-07 18:48:08
수정
2009.12.07 18:48:08
강동효 기자
"일본 투어가 어떤 점에서 매력적인가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 열린 일본 오키나와 류큐 골프장에서 만난 '지일파' 한국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똑같았다. 일본 투어에서 9년을 뛴 이지희는 "갤러리들 매너가 정말 좋다"고 말했고 올해 JLPGA투어 2승을 거둔 송보배는 "갤러리의 배려 덕분에 플레이하기가 좋다"고 답했다.
'도대체 갤러리가 어느 정도이기에 이러지'라고 생각하며 대회장에 들어섰다. 구름관중이 눈에 들어왔다. 오키나와 출신의 일본 골프스타 미야자토 아이를 따라다니는 1,000여명의 관람객이었다. 슬쩍 따라붙었다. 미야자토가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 앞에서 멈추자 갤러리들은 일순간 움직임을 그쳤다. 옆 홀로 이동하거나 다른 장소로 옮기는 사람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미야자토가 아직 어드레스를 취하기 전이었지만 떠드는 사람도 없었다. 카메라로 사진 촬영을 하는 이도 없고 휴대폰 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의 플레이만 보고 휙 돌아서는 팬도 없었다. 미야자토와 함께 플레이를 펼친 지은희는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지은희가 멋진 플레이를 펼치자 지은희의 팬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풍경이었다. 지난 10월 영종도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ㆍ코오롱 챔피언십은 로레나 오초아, 폴라 크리머 등 유명 스타들의 플레이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인 만큼 수천명의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하지만 정작 유명 스타들은 구름 갤러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는 찰나에 이동하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등 선수들이 종종 플레이에 방해를 받았기 때문. 참다못한 크리스티 커가 어색한 한국말로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말했지만 갤러리들은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 큰 소리로 휴대폰 통화를 하기도 하고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는 도중 끊임 없이 이동했다.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서 한국은 승점 29대19로 낙승했다. 이번 승리로 통산전적에서도 5승1무3패로 우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갤러리 대항전에서는 어떤 점수가 나올까. 한국의 관전 문화가 새삼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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