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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드필더 기업 강국 되려면


거스 히딩크 감독 하면 '중원 장악'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4~5명의 선수를 미드필드에 집중 배치, 강한 압박을 이용한 공격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상대방 골 문을 노린다. 그의 성공 전략은 허리 보강, 즉 미드필더 강화에 있다. 축구경기에서는 경기 흐름을 쥐고 있는 미드필더가 매우 중요하다. 허리가 강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위기가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강소기업 많아야 위기에도 강해

이런 원리는 산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 경제의 미드필더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들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상품인 선박ㆍ휴대폰ㆍ자동차 등은 모두 대기업 제품이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만든다.

그러나 우리 산업생태계 미드필더의 현주소를 보면 매우 허약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소기업은 지나치게 많지만 중견기업은 부족하고 대기업은 드문 첨탑형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난 2005년 통계자료 '세계 각국의 고용규모별 기업체수'를 보면 종업원 10명 이하 소기업은 한국이 88.6%로 독일(62.1%)ㆍ일본(50.9%)보다 훨씬 비중이 크지만 10~49명 기업은 한국 8.3%, 독일 27.7%, 일본 39.2%로 그 반대다.

경제의 허리를 받치고 있는 미드필더가 약하면 위기가 찾아올 때 무너지기 쉽다.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쟁력 있는 튼튼한 중소기업이 많아야 초일류 기업도, 초일류 국가 건설도 가능해진다.



여러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에 승부를 걸고, 늘 고객의 시각에서 시장을 조망해야 한다. 한 우물 작전으로 '최고의 전문기업'이라는 인정을 받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되 오랜 경험과 기술력으로 다져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흐름에 맞는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기존 핵심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자사 제품과 역량에 맞는 마케팅도 구사해야 한다. 자본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대규모 연구개발(R&D)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나 디자인 같은 지식집약적 접근으로 틈새를 찾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또 한 우물 작전이 성공하려면 리더와 임직원 모두 기업가정신을 가져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하려는 모험ㆍ도전정신'이라고 정의했고 '청년 기업가정신'의 저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마음가짐이 아닌 행동이며,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에 옮겨 세상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활동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기업가정신의 요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정신은 기회를 먼저 보는 선견력과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기회 실현에 필요한 서로 다른 유용한 자원과 능력을 가진 주체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필요로 한다. 힘을 모아 이룬 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파격적인 보상, 실패한 도전에 대한 위험을 공유하고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ㆍ기업가정신 무장을

기업이 100년 이상 영속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창업한 지 30년이 지난 10곳 중 8곳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만큼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전쟁터를 방불하게 한다. 새로텍은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외장형 스토리지와 미디어플레이어에 집중하며 한 우물 작전을 펼쳐왔고, 더욱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며 장수하는 꿈과 희망을 갖고 있다. 우리 같은 기업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열심히 뛸 때 한국 산업계의 체질이 강화되고 대한민국도 활력 넘치는 '미드필더 기업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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