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가 사실상 유보됐다.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거래도 활발해지면서 해제여건을 갖추지 못하자 정부 내부적으로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0일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이 이미 들썩이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럴 때는 (투기지역 해제가) 힘들다”고 밝혔다. 그동안 집값 상승 우려에도 ‘투기해제 방침에는 변함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및 해제 권한을 가진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 역시 “시기를 놓쳤다”며 “투기지역 해제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가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를 유보하기로 한 것은 최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도저히 해제여건을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강남권 집값 상승이 지난 3월 이후 더욱 가파른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단순 호가 상승이 아니라 실거래가 뒷받침되고 있다.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만 해도 강남구가 0.33% 올랐으며 송파구도 0.23%나 급등했다. 고덕동 등 저층 재건축 단지가 포함된 강동구가 0.77%나 뛰었다. 여기에 과천이 0.75% 급등하는 등 주변부 집값도 들썩이고 있는 추세다. 3월 초 잠시 주춤했던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도 중순 이후 다시 늘어나면서 2월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3구가 자체 집계한 3월 실거래 건수는 1,383건으로 2월 거래량인 1,210건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거래가격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값이 뛰지 않는데 거래가 늘어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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