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제목에 담겨있다.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평등'이 해법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왜 평등한 사회가 바람직한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며 책을 엮어나간다. 주장의 나열보다는 저명한 학자의 연구자료와 그래프 등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증명하려 노력한다.
저자는 일인당 국민소득에 따른 기대 수명과 행복 수준의 변화를 그래프로 보여 주면서 책을 시작한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약 2만 달러에 이르는 지점에서 '우 상향'하던 그래프가 갑자기 평평해지는 현상을 보이며, 많은 선진국이 이 같은 성장 한계에 도달해 있음을 증명한다. 동시에 사회 전체의 평균 소득이 이처럼 늘어났음에도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이 해답을 찾기 위해 그래프의 가로축을 일인당 국민소득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나타내는 '소득격차'로 바꾸고 그래프의 세로축은 '건강'과 '사회문제'의 각종 지표를 통한 지수로 바꿔본다. 그러자 그래프는 또 다시 우 상향(비례관계)하는 현상을 띠게 된다. 이를 놓고 저자는 "소득 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부정의가 개인의 심리적·사회적 복지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해석한다. 이어 "소득 불평등은 (이처럼)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며 사회 전체의 성취도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나아가 이 같은 문제를 하나의 연결고리가 아닌 개별적 사안으로만 접근하려는 정부의 움직임과 '평등'해지려는 의지가 부족한 그들의 행태를 꼬집기도 한다. 그는 "불평등을 줄이지 않은 채 건강 문제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각종 조치들은 늘 사회경제적인 어려움과 그 어려움이 만들어 내는 문제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끊으려고 한다"며 "이는 사람들, 특히 빈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그대로 둔 채 그 사람들이 더 이상 정신 질환이나 십대 임신, 교육 실패, 비만이나 약물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라고만 있다"고 비판한다. 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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