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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증시 떠나는 중국 업체

"상장돼 있을 때는 못 믿겠다며 주가를 디스카운트하더니 떠난다니까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고 못 보내준다면 어쩌란 말입니까."

최근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중국 기업의 한 관계자가 늘어놓은 하소연이다.

이 기업은 중국식품포장공사다. 지난 2009년 상장 당시 공모가는 1,500원이었으며 상장한 지 한 달도 채 안돼 주가는 1만2,000원을 찍기도 했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2위인 이 업체는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이에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투자펀드도 2011년 이 기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고섬 사태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 부정이 잇따르면서 이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국식품포장공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공개매수에 들어가기 전날인 지난달 14일 주가는 3,785원. 주가수익비율(PER)로는 6.5배 수준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식품포장의 PER가 최소 10배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식품포장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4.4%나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150.1%나 증가할 정도로 괜찮은 기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우량 중국 기업들이 한국 증시를 외면할 경우 해외 우량 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시켜 시장을 키우려는 한국거래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중국을 제외한 해외 우수 기업 유치ㆍ상장은 큰 의미가 없다. 거래소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떠나려는 기업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 거래소는 애초에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 부정과 부실 기업의 한국 입성을 막기 위해 철저한 상장유치 심사와 우량하고 건전한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IR를 해야 한다. 또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에 대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지 않도록 이들의 국내 증시 상장을 도운 증권사와 신용평가회사들도 기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과 능력을 확보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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